'여황'의 클래스! 안세영, '아찔 부상'에도 2관왕 달성... 中 천위페이 꺾고 29년 만에 쾌거 [항저우 AG]

항저우=안호근 기자 2023. 10. 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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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항저우=안호근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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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이라 불린 적수였다. 중요 무대마다 그에게 발목을 잡혔다. 심지어 불의의 부상까지 안세영(21·삼성생명)을 위협했다. 그러나 압도적인 클래스로 모든 걸 극복했다. 안세영이 자타공인 아시아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로 등극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7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Binjiang Gymnasium)에서 3위 천위페이(25·중국)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2-1(21-18, 17-21, 21-8)로 이겼다.

지난 1일 29년만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한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2관왕에 등극했다.

천위페이는 한 때 안세영의 천적으로 불린 강적이다. 게다가 안방에서 홈팬들의 일방적이고도 어마어마한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치러야 했음에도 안세영의 클래스는 남달랐다.

지난해까지라면 걱정이 컸을 터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8강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천위페이에 잡혀 단식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7연패를 당했던 때도 있었다. 여전히 상대전적에서 7승 10패로 밀리지만 상황은 과거와 많이 바뀌었다. 올해에만 8경기를 치러 6승 2패로 앞서 있다. 이번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도 2-0 완승을 거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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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황'이었다. 1세트 앞서 가던 안세영은 세트 막판 몸을 날려 천위페이의 공격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무릎 부근에 부상을 당했다. 잠시 파스를 뿌려가며 쉬는 시간을 가졌지만 안세영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해졌다. 안세영의 표정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안세영은 노련함으로 견뎌냈다. 천위페이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받아냈다. 강한 공격을 펼치기엔 어려움이 있어보였으나 구석구석으로 셔틀콕을 보냈고 당황한 천위페이는 연이어 실책을 범했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연이어 상대 범실로 끝내 1세트를 가져온 안세영이다.

2세트엔 다소 불리하게 시작했다. 4-8까지 끌려갔다. 확실히 어려움이 따랐다. 무릎이 좋지 않아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이는 반응 속도로 나타났다.

안세영이 힘겹게 따라 붙었으나 힘겨워하는 역력히 나타났다. 9-14로 끌려가던 안세영은 푸시 공격으로 따라붙었다. 좀처럼 점프를 하지 못했지만 손목 감각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따라붙었다. 15-17로 추격, 점수 차를 2점으로 좁혔다. 쉽게 공격에 나서지 못하고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17-21로 패했다.

세트 종료 후 안세영은 다시 응급 처치에 나섰다. 문제는 일시적인 치료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웃었다. 여유롭기까지 했다. 부상이 없는 천위페이도 안세영의 '늪 수비'에 기진맥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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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노련한 플레이로 무려 5점을 선취했다. 사실상 거의 점프를 뛰지 않으면서도 예리한 손목 감각을 이용해 압도해나갔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오히려 천위페이가 지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기 시작했다. 안세영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확신에 찬듯 천위페이를 상대로 과감하게 공격을 펼쳤다.

반전은 없었다. 점수 차를 벌린 안세영은 21-8로 압도하며 압승을 거뒀다. 다친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안세영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전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차례 패배가 하필 5월 BWF 수디르맨컵 결승, 6월 인도네시아 오픈 준결승에서였다. 우승컵 2개를 더 보탤 수 있었던 상황에서 분루를 삼켰기에 안세영은 단체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천위페이를 완벽히 제압했다.

항저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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