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줌] '치킨'에 홀려 시작한 운동, 아시안게임에서 '활짝'
양궁 유인물內 단골 멘트 '간식 多 제공'에 끌려
가족이 운영하는 학원 자주 방문... 태극마크로 이어져 아시안 게임 '활약'
[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작했던 운동이 그들의 삶이 되고 꿈이 되었다. 다른 환경에서 삶을 살던 이들이 각각의 이유로 운동을 시작해 '태극마크'를 달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빛내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운동을 시작하게된 다양한 사연들이 주목받고 있다.
◆ '먹보의 민족'... 간식 준다고 해서 시작
한국 양궁 간판 안산(22·광주여대)은 간식에 혹해 양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궁부 유인물을 받기 전까지 양궁이라는 종목 자체를 몰랐던 안산은 치킨 등 간식과 유니폼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시작했다고 말했다. 종이에 쓰여있던 '간식 제공', '집중력 향상'에 흥미로움을 느껴 시작한 안산은 처음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오는 7일 한국대표팀 임시현(20·한체대)과 여자 리커브 결승을 겨룰 예정이다.
양궁 국가대표 이우석(26·코오롱) 또한 양궁부를 모집하는 종이에 크게 적힌 '간식' 문구에 혹해 양궁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우석은 어린 시절 양궁부 유인물에 적힌 '피자, 치킨, 라면 등의 간식 多'를 읽자마자 입단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간식에 홀려 입단한 이우석은 막상 간식은 많이 못 먹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우석은 임시현과 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혼성전 4강에서 인도네시아를 세트 스코어 6-2로 승리하며 리커브 혼성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우석과 임시현은 이날 결승에서도 일본의 후루카와 다카하루, 노다 사쓰키를 6-0으로 제압하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한국 양궁이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전에서 처음으로 따낸 금메달이어서 더 값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던 이우석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가족이 운영... 자연스레 시작했어요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 의해 자연스레 시작한 선수들도 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눈물의 메달리스트' 박은송(24·동해시청)의 이야기다. 박은송은 외할아버지가 유도장을 운영해 어린 시절 따라다니다 유도에 흥미를 느꼈고 자연스레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쏟아낸 박은송은 취재진에게 처음 유도를 접하게 해준 외할아버지를 향한 감사의 인사와 "할아버지, '저 해냈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개최국 중국을 꺾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바둑 에이스 신진서 9단(25·한국기원)은 부모님이 바둑학원을 운영했다. 어린이집보다 바둑학원이 더 익숙하고 즐거웠던 4살부터 바둑에 입문해 5살에 본격적으로 바둑판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 처음 본 순간 반했다...!!
윈드서핑 RS:X급에서 금메달을 조기 확정하며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조원우는 부산 아이파크 유소년팀에서 축구 선수로 뛰고 있었으나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갈 때쯤 바닷가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고 반해 요트로 전향했다.
21년 만에 자유영 50m 우승을 달성한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은 9살 때 봤던 수영이 재미있어 보여 시작했다고 한다. 신장 176cm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좌우명을 앞세운 지유찬은 이번 AG 한국 수영 종목 첫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 운동 시작 계기는 '십인십색'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5회 말 만루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은 최지민(20·KIA 타이거즈)은 건강 회복을 위해 야구를 시작했고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어린 시절 최지민은 천식을 심하게 앓았고 그의 부모님은 실내 활동보다 야외 활동을 하는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아 최지민에게 야구를 시켰다고 했다. 천식 회복을 위해 야구를 시작했지만, 최지민은 야구를 하며 너무 행복해했고 부모님 또한 만족했다고 한다.
'류중일 호'에 마지막으로 탑승했지만 '희망'이라 불리는 사나이 윤동희(20·롯데 자이언츠)는 효자 야구선수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야구선수를 꿈꾸던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육상선수였던 윤동희의 아버지는 윤동희와 놀이터에서 캐치볼을 하던 중 "네가 야구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가볍게 말한 것이 뇌리에 꽂혀 '내가 아빠 대신 선수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야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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