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집사가 걱정 없이 연휴 보내려면

유채리 2023. 10.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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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만큼 반려식물도 걱정이다. 식물에 진심인 ‘식집사(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들은 연휴 기간 길게 집을 비울 때마다 마음에 걸린다. 식물 종류에 따라 필요한 물과 햇빛 양이 다르고 통풍도 중요하다. 방치해서 죽일 위험도 있지만, 물을 많이 줘서 시들게 할 위험도 있다. 연휴 기간에 어떻게 적절하게 대비할지, 또 시들어도 되살릴 방법은 없는지 알아봤다.

가장 중요한 건 물

물, 빛, 통풍. 식물을 키울 때 중요한 세 가지다. 이 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물이다. 서울반려식물병원을 운영하는 주재천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팀장은 “물만 신경 써도 괜찮다”고 말한다. 통풍은 생육이 잘 되도록 돕는 요인이지 식물의 생사를 가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빛은 평소처럼 유지만 하면 된다.

적절한 물의 양은 식물 종류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계절마다 온도‧습도가 천차만별이다. 봄‧가을엔 햇빛, 습도가 좋아 물을 듬뿍 줘도 괜찮다. 여름엔 물을 많이 주고 햇빛까지 받으면 말라 죽을 위험이 있다. 건조한 겨울은 습도 유지가 중요하고, 식물이 얼 수 있으니 너무 차가운 물을 주면 안 된다.

물이 중요하면 철저히 준비

물이 특히 중요한 식물들이 있다. 콩알만 한 작은 잎과 가는 가지가 특징인 마우리소포라, 오리발 같은 잎을 가진 황칠나무 등이 그렇다. 이들은 건조하면 잎이 다 떨어지기 때문에 물을 주는 주기가 중요하다.

식물에 물을 주는 방법에는 큰 그릇에 물을 담고 그 위에 화분을 놓는 저면관수, 화분 위에 한 방울씩 물을 떨어뜨리는 점적관수, 심지를 화분에 꽂아 물을 간접 흡수하도록 하는 심지관수 등이 있다. 점적관수는 식물을 전문으로 키우는 하우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을이라 온도가 높지 않고 많은 물을 주는 건 좋지 않으니, 집에선 저면관수 정도면 충분하다. 식물등을 설치하거나, 통풍을 위해 서큘레이터를 켜놓는 것까지 준비할 수도 있다.

그래도 불안하면 주변에 부탁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주변에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군가 직접 흙과 식물 상태를 보고 필요한 만큼 물을 줄 수 있어서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오모(58)씨 역시 “연휴에 집을 비우면 식물을 제대로 봐주지 못해 죽이기도 했다”며 “이번엔 이웃 주민에게 물주기를 부탁했다”고 이야기했다.

양진숙씨의 온실. 독자 제공


일주일 정도는 괜찮아

일정 기간 물과 햇빛이 없어도 괜찮은 식물도 있다. 다육이나 선인장이 그렇다. 물을 많이 주면 오히려 과습으로 죽을 위험이 있다. 연휴를 보내고 돌아와서 물을 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니, 평소처럼 두고 가는 게 좋다.

공기정화식물로 유명한 야레카야자를 키우는 이모(31)씨는 “물주는 주기가 짧지 않아 (연휴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편하게 집에 다녀오려 한다”고 했다. 식물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적당한 말림은 식물을 강하게 한다” “식물과 나, 서로에 대한 신뢰”라며 연휴 기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들해진 식물 되살리려면

연휴를 보내고 돌아오면 식물이 마르거나 잎이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시들할 수도 있다. 이때도 물이 핵심이다. 화분관리사 자격을 수료하고 식물을 키운 지 25년 된 양진숙(64)씨는 “흙에 물이 없으면 일정 기간 저면관수 방법으로 화분을 물에 담가 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만약 흙은 촉촉한데 잎이 시들하면 “뿌리에 힘이 없어 영양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화분으로 옮겨 놓아야 한다”고 했다. 새로 뿌리가 자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재천 환경농업팀장은 식물을 회복시키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화장실을 추천했다. 화장실은 습도가 높고 온도가 일정해 식물에게 일종의 인큐베이터 같은 공간이다. 그는 “물이 적거나 과할 때 모두 도움된다”며 “과습일 때는 물을 주지 않고 화장실에 조금 말려놓으면 된다. 건조해서 죽어있으면 조금씩 물을 주며 수분에 적응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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