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부모님께 큰절 세리머니…'AG 수영 3관왕' 소원 이뤘다
"추석이라는 좋은 명절에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어 기쁘다.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이 금메달이 조금이라도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
김우민(22 ·강원도청)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관중석을 향해 큰절 세리머니를 했다. 이틀 전 한국에서 날아온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대한민국 국민이 한가위 보름달 아래 소원을 빌던 29일, 김우민은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이라는 소원을 이뤘다.
김우민은 "명절에도 먼 길 오셔서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꼭 감사드리고 싶었다. 또 정말 많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큰절을 한번 하고 싶었다"며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김우민은 이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4초36의 기록으로 물살을 갈라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2위 판잔러(중국·3분48초81)보다 4초45나 빠른,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이미 남자 계영 800m와 자유형 800m 정상에 오른 김우민은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도 이변 없이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와 함께 최윤희(1982년 뉴델리 대회)와 박태환(2006년 도하·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에 오른 역대 세 번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김우민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이라는 영광스러운 업적을 달성해서 정말 기쁘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김우민은 명실상부한 자유형 400m 아시아 최강자다. 예선부터 클래스가 달랐다. 이날 오전 예선에 출전한 선수 24명 중 유일하게 3분50초를 넘기지 않고 레이스(3분49초03)를 마쳤다. 결선에서는 더 독보적이었다. 출발과 동시에 맨 앞으로 치고 나갔다. 단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일곱 번의 턴을 했다. 그때마다 추격자들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300m 지점에서는 이미 판잔러보다 4초 가까이 앞선 뒤였다. 사실상 적수가 없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김우민은 "나중에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그 정도 속도는 내야 한다고 생각해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려봤다"며 "개인적인 목표가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포디움에 서는 거다. 그 순간을 위해 연습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우민은 자유형 400m에서 세계 정상권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자유형 400m 결선에 올랐다. 부다페트스대회에선 6위, 후쿠오카 대회에선 5위였다. 특히 2개월 전 후쿠오카 대회에선 예선(3분44초52)과 결선(3분43초92)에서 연거푸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세계 톱5 안에 드는 성장세를 보였다.
김우민도 이미 아시아 정상 너머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작년에 6위, 올해 5위를 했으니 내년 2월 열리는 도하 세계선수권에선 두 계단 더 올라가 3위를 하고 싶다. 그다음엔 7월 올림픽에서 세계 1위에 도전하고 싶은 게 나의 희망"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래도 일단은 '휴식'이 먼저다. 네 종목에서 온 힘을 쏟아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챙긴 김우민은 "한국에 돌아가면, 일단 하루는 수영을 쉬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떠나는 김우민의 어깨와 등에는 부항 자국이 가득했다.
항저우=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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