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마트'로 무장한 대웅제약 오송공장…불량률 '제로' 도전

김성아 2023. 9.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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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스마트 팩토리’ 오송공장 가봤더니
제약업계 품질 논란 이슈, 스마트 팩토리로 해결
전 공정 자동화…생산성 늘리고 불량률 줄인다
대웅제약 오송공장 전경 ⓒ대웅제약

불량품 ‘완벽’ 제거. 대웅제약 오송공장의 선별 공정을 설명하는 판넬에 있는 문구다. 기자는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실사단 등 많은 외부인들에게 보여질 판넬에 ‘완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니, 과한 자신감이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한 시간 후 우려는 사라졌다. 스마트로 중무장한 오송공장의 자신감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방문한 대웅제약 오송공장은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는 무선통신을 통해 전 제조공정을 ‘자동화’한 생산 공장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인력 효율,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특히 제약 산업에서는 스마트 팩토리의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몇 차례 불거진 의약품 품질 논란에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제고가 업계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의 스마트 팩토리인 오송공장 구축을 전담한 이승하 대웅제약 생산본부 센터장은 "제약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라며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자동화된 품질 검사, 인위적 과오가 배제된 생산 공정으로 의약품 품질 관리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불량률 ‘제로’ 도전

오송공장 내용고형제 생산 공정 ⓒ대웅제약

이날은 오송공장 내 두 개의 생산동 중 펙수클루, 우루사 등 내용고형제를 생산하는 A동의 전 생산공정을 둘러봤다.

윤상인 오송생산관리팀 매니저는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이어지는 의약품 전 공정에서 제품과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것이 우리 공장의 특징”이라며 “칭량 단계에서 원료를 투입시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품 출하까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직접 진행한다는 칭량 공정도 사람에 의한 실수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각 의약품에 맞는 설정값에 따라 원료 투입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정량 투입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었다.

수직이송시스템(VTS) 운영 모습.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눈에 띄는 것은 칭량 이후 본격적인 제조 과정인 과립, 혼합, 타정, 코팅과정까지의 이동이다.오송공장에서는 중력을 이용해서 밀폐된 상태로 원료 등을 옮기는 ‘수직이송시스템(VTS)’를 활용해 작업자의 인위적 오류나 교차오염을 감소시켰다. VTS는 2017년 오송공장 준공 당시 업계 최초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위층과 아래층에 연결된 파이프를 따라 과립 공정이나 혼합 공정이 완료된 반제품을 타정 공정실로 '직배송'한다. 파이프 내 이동 과정에서의 오염이나 파손 방지를 위해 공기 흐름 조절로 속도를 제어하기도 한다.

윤상인 매니저는 "VTS 이외에도 LGV(레이저 가이드 이송장비)와 '빈'이라고 불리는 대용량 IBC(위험물 운반 용기), 크레인 등을 통해 각 공정실을 이동하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을 배제하고 인력 가동 효율 역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별 공정 내 입체적 검사 시스템 운영 모습.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불량률 '제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공정인 선별 공정에서도 특별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람의 눈 대신 6개의 카메라를 적용한 입체적 검사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윤상인 매니저는 “대부분 공장에서는 선별 단계에서 깨지거나 불량이 발생한 제품을 사람이 직접 눈으로 발견하고 솎아 낸다”며 “오송 공장에서는 피로감, 집중도에 의해 선별 작업의 질이 달라질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6개의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선별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무게 등 다른 요소를 통해서도 불량품을 걸러내 불량품을 100%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팩토리의 완성은 ‘완전 무인(無人)화’

스마트 팩토리 수준 조건표 ⓒ대한상공회의소 스마트제조혁신팀 홈페이지

스마트 팩토리의 수준은 ICT 활용 및 역량에 의해 5단계로 구분된다. 스마트 팩토리의 스마트화 수준을 평가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가장 높은 단계인 'LEVEL 5'의 조건을 생산 공정의 모니터링부터 제어, 최적화까지 시스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즉, 전 공정에서 사람의 의사결정 없이 컴퓨터 시스템이 상황을 판단하고 최적화된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완전 무인화'가 조건인 셈이다.

오송공장은 이 '완전 무인화' 단계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각 공정실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미리 휴가에 들어간 인원을 감안한다고 해도 견시창 너머 공정실 내에서 눈을 마주친 인원은 손에 꼽는다.

윤상인 매니저는 "의약품 생산 규제에 따라 각 공정마다 관리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배치돼 있긴 하지만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모두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한 의약품의 전 생산공정을 한 사람이 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송공장은 지난해 스마트 팩토리 인증 최고 수준인 LEVEL 5를 한 계단 앞둔 LEVEL 4 달성에 성공했다. LEVEL 4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전 대응 및 의사결정 최적화 수준이 조건이다.

오송공장은 규제 산업인 제약 산업의 특성에 의해 전 공정 무인화를 위해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LEVEL 5 도달을 위한 도전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승하 센터장은 “타정공정, 선별공정 등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활용해 3~4년 내 완전 무인화에 도전할 것"이라며 "혁신을 거듭하면서 인력이 필요없는 진정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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