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94) 고추잠자리

2023. 9. 28. 0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고추잠자리
지성찬(1942∼)

해 질 녘
고추잠자리
꽃잎 물고
잠이 들었다

그 넓은
하늘을 날다
마지막
고른 자리

가녀린
다리로 짚은
작은 꽃잎이었다
-한국현대시조대사전

추석 풍성하게 맞으소서

그 넓은 하늘을 날던 고추잠자리가 결국 작은 꽃잎에 내려 잠이 들듯이 추석을 고향에서 맞이하고자 하는 귀성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인의 귀소 본능은 유별나다. 자신의 잘된 모습을 부모님께 보이고 싶어한다. 설령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하더라도 산소를 찾아 보여드린다. 온 세상을 누비며 살다가도 뼈는 고국에 묻히고 싶어하는 한국인들. 끈질긴 귀소 본능이 흥망이 명멸하는 세계사에서 이 작은 나라를 단단하게 지켜온 힘이 아니었을까? 힘들여 고향을 찾은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풍성하고 가슴 설레는 우리의 추석!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