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퍼스트 무버' 크래프톤, 현지 전략은 투자·다장르 [남궁경의 난궁금해]

남궁경 2023. 9. 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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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 화상 인터뷰
인도 배그, 임시 중단 10개월 만에 서비스 재개
"이전 수준 매출 회복...인도 투자 이어질 것"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크래프톤

"인도 현지화가 가장 잘 된 곳은 크래프톤이라고 자부합니다. 퍼스트무버(선도자) 이점을 극대화해 다양한 장르 게임을 선보이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습니다."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나 소셜게임(협업할 수 있는 게임)의 퍼블리싱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장르의 1, 2위 게임을 현지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 산업 시장은 전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의 규모를 지닌 시장이다. 게임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인도 게임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350억 루피(2조1438억원)에서 2025년 2310억 루피(3조6682억원)으로 3년간 약 71%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인도 시장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일찍이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국내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순방과 현지 KPI(핵심성과지표) 상승이 계기가 됐다.

손 법인장은 "2018년 연말 이후 중동과 인도 지역에서 이용자 트래픽과 리텐션 등 수치가 놀라운 수준의 성과를 보여 인도를 주목했다"면서 "이후 2020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분쟁으로 중국 게임과 앱의 현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텐센트가 유통하는 우리 게임도 중단됐고, 이를 계기로 직접 인도법인을 설립해 자체적인 현지화와 서비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이 현지 퍼블리싱을 맡은 이후부턴 탄탄대로였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게임 장르가 한정적인 인도 시장에 안착하며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 일일 이용자 수 1600만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명, 누적 가입자 1억명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인도 현지에선 '국민 게임'으로 분류될 정도였다. 손 법인장은 "직접 퍼블리싱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뒤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멤버를 구하고 서비스 전략을 세워 서비스를 했다"면서 "매출도 서비스 중단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한 상태였다"라고 했다.

하지만 위기는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지난해 7월 인도 정부가 별다른 이유를 알리지 않고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재개하는데까지는 예상보다 긴 10개월이나 걸렸다. 손 법인장은 "10개월 동안 서비스 재개하는 방법에 대해 인도 정부와 수차례 커뮤니케이션 했다"면서 "인도가 새로운 산업에 대한 규제 정책 자체가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못해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가 영업 중지 시킨 앱 중 서비스를 재개한 건 크래프톤의 BGMI가 유일하다.

우여곡절 끝에 부활한 BGMI이 예전 위용을 되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누적 사용자는 1억 5000명 수준으로 올라갔고 현지 앱 매출 1위 타이틀다 되찾아왔다. 손 법인장은 "여러 가지 지표나 성과들을 서비스 임시 정지 이전 상태로 거의 회복했다"고 했다.

크래프톤은 향후 게임 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인도 산업을 지원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손현일 법인장은 "최근 아밋 쿠마르 주한인도대사와 만나 인도 다양한 지역언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플랫폼이나 게임, AI, 딥러닝 영역에 투자한다고 말했다"면서 "인도 산업에 기여한다는 게 중요하다. 이부분을 신경쓰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인도 시장 기업 투자는 물론 현지 스타트업이나 개발팀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활동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들이 현재 인도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1억4000만달러(약 1875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2~3년에 걸쳐1억5000만달러(약 2008억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손 법인장은 "인도가 아직은 한국보다 게임 개발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게임 개발을 처음 시작하는 팀들을 상대로 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면서 "투자나 멘토링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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