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내 가족” 타향살이 설움 잊은 이주민들

손동준 2023. 9.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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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그리운 친지들을 만나는 시간이지만 이주민들에게는 타향살이의 설움이 배가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이주민들을 위해 한 교회가 2012년부터 추석 연합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24일 이주민을 위한 추석 연합집회 '하비스트' 준비로 분주한 경기도 안산 온누리M센터(노규석 목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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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29일부터 2박 3일간 이주민 위한 추석 연합집회 ‘하비스트’ 개최
이주민 자녀들이 지난 24일 경기도 안산 온누리M센터 차세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추석은 그리운 친지들을 만나는 시간이지만 이주민들에게는 타향살이의 설움이 배가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이주민들을 위해 한 교회가 2012년부터 추석 연합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24일 이주민을 위한 추석 연합집회 ‘하비스트’ 준비로 분주한 경기도 안산 온누리M센터(노규석 목사)를 찾았다.

스텝들은 집회 때 사용할 집기를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찬양팀도 연습이 한창이었다. 일요일이라 곳곳에서 나라별 예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최영조 온누리M미션 행정총괄 선교사는 “러시아어 예배나 몽골어 예배의 경우 가족 단위 참석자가 많지만, 동남아시아권 이주민들은 미혼 남녀가 대다수”라며 “매주 400명에서 많으면 600명가량이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소개했다.

2019년 가을 코로나 직전 열린 하비스트 모습. 안산M센터 제공


‘하비스트’는 안산을 비롯한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산하 6개 M센터와 외국어 예배를 중심으로 다국적 이주민들이 모이는 행사다. 2012년 시작해 입소문을 타면서 코로나 직전에는 700명까지 모였다. 올해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경기도 파주 영산수련원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는 4년 만에 열린다. 벌써 550여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노규석 온누리M센터 담당 목사는 “한국인에게는 친지들을 만나는 추석이지만 이주민들은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커지는 시기”라며 “코로나 기간 모이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탓인지 안내가 나가자마자 참가 신청이 몰렸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안산M센터 러시아어 예배 참석자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행사는 2박 3일간 전도 집회의 형태로 진행된다. 몽골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태국 아랍 우즈베키스탄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이주민들이 참여한다. 세 번의 예배에서는 영어와 한국어를 기본으로 사용하되 10개 언어로 동시통역을 제공한다. 미니올림픽과 나라별 장기자랑, 소모임, 찬양 콘서트, 성찬식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안산M센터뿐 아니라 김포 화성 평택 남양주 서산 군산 M센터, 서빙고와 인천 온누리M미션 예배 인원들도 참여한다. 노 목사는 “하비스트에는 이주민들이 초대한 새로운 이주민들이 대거 참여한다”며 “가족 단위 참석자들을 위한 자녀 돌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에서 온 고려인 유알렉세이 목사가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명절 분위기를 소개하고 있다.


2014년 한국에 들어와 한 번도 모국 러시아에 다녀오지 못한 고려인 유알렉세이 목사는 하비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유 목사는 “명절이 되면 가족들 생각이 간절해진다”며 “고국에서처럼 대가족이 모이지는 못하지만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 있는 하비스트가 있어서 명절이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

네팔인 유학생인 리키 전도사가 24일 안산M센터 네팔어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신학을 배우기 위해 2021년 한국에 온 네팔인 유학생 리키씨는 하비스트에 15명의 네팔인 친구들을 초청했다. 그는 “여러 국적과 민족의 사람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는 작은 천국과 같을 것”이라며 “외로움을 달랠 뿐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비스트 총괄을 맡은 고원규 안산M센터 부센터장은 “센터에서 예배를 드리는 기존 이주민들도 초신자가 대부분”이라며 “하비스트를 통해 해마다 많은 이들이 예수를 믿고 있다. 올해 주제처럼 길과 진리, 생명이 가득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고원규 안산 온누리M센터 부센터장, 노규석 안산 온누리M센터 담당목사, 최영조 온누리M미션 행정총괄 선교사.


한편 온누리M센터는 온누리교회가 이주근로자들과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2005년 12월 안산에 설립한 외국인 지원 센터다. 현재 M센터에는 14개 나라 및 언어 공동체(몽골 러시아 네팔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중국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아랍 페르시아 인도)와 4개 차세대 공동체가 있다. 한국어교실과 토요문화강좌 의료 진료 법률 상담 어린이 도서관 등 이주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혜택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안산M센터 캄보디아 공동체가 2022년 설을 맞아 진행한 한국문화 체험. 안산M센터 제공

안산=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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