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요일日문화]"내 이름은 피카츄야"…한자로 표기하고 발음은 영어 '키라키라 네임'

전진영 2023. 9.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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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름도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하죠.

일본도 이런 이름이 있는데요, 히라가나와 한자를 조합해 아이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하게 만드는 이른바 '키라키라 네임'입니다.

예를 들어서, 주민등록상의 이름에는 '바다'를 뜻하는 한자 (海·우미)를 써놓고, 아이 이름을 발음 할때는 '우미' 대신 '마린'으로 발음하는 식입니다.

사랑이란 뜻으로 '아이'로 발음되는 '愛' 한자를 주민등록 상에 기록해 놓고, 이름은 '러브'로 짓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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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영어이름 짓기 열풍
한자로 표기하고 발음은 '마린', '러브' 등 외래어로
이름 난립에 규제 도입 움직임도

아이 이름도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하죠. 시대별로 선호하는 아이 이름이 다르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율' 등이 들어간 이름을 부쩍 많이 쓴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예 '세라' 등 영어 이름을 붙여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주민등록상에는 한자로 표기하지만, 발음할 때는 외국 이름의 느낌이 나게 하죠. 일본도 이런 이름이 있는데요, 히라가나와 한자를 조합해 아이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하게 만드는 이른바 '키라키라 네임'입니다.

키라키라 네임의 사전적 의미는 '이름에 사용하는 한자를 평소와 다르게 읽는, 이른바 맞춤형 글자를 사용한 이름을 말한다'고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주민등록상의 이름에는 '바다'를 뜻하는 한자 (海·우미)를 써놓고, 아이 이름을 발음 할때는 '우미' 대신 '마린'으로 발음하는 식입니다. 사랑이란 뜻으로 '아이'로 발음되는 '愛' 한자를 주민등록 상에 기록해 놓고, 이름은 '러브'로 짓는 것인데요.

심지어 사람 이름에 사용하지 않는 한자를 써서 이름으로 '피카츄'를 지은 예시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사내 남' (男)자를 등록하고 '아톰'으로 읽게 한다던가, 단풍을 뜻하는 '紅葉'(코요)를 주민등록상 등록하고 '메이플'로 발음한다던가 하는 것들도 전부 키라키라 네임에 들어갑니다.

이것은 일본 호적법의 느슨함을 이용한 것인데요. 호적법에는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문자를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중 사용가능한 한자는 2999자로 한정하고 있는데요. 이름에 사용가능한 한자는 규정해놓고 있지만, 읽는 법에 대한 규정은 없으니 한자만 등록해놓고 자유롭게 영어식 이름 읽기로 바꿔놓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저출산 기조가 시작됐던 만큼, '아이에게 개성적인 이름을 주고 싶다'는 풍조가 1990년대부터 유행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작명소에서 성명 한자의 획수, 운 등을 따라 조합해서 이름을 지었다면 인터넷의 발달로 부모들이 아이 이름을 직접 찾아보고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그러면서 성명학에 따른 이름보다는 독특한 개성있는 이름을 찾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만 이렇다보니 한자의 본래 의미를 떠나 아예 이해할 수 없게 된 이름이 난무한다는 지적 등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지난 2월 일본 법제심의회에서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에 한한다'는 규정을 둬야한다며 키라키라 네임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름 짓는 것은 자유다. 개성의 표현'이라는 주장과 '아이에게 주는 이름을 부모가 이렇게 지어도 되는가'라는 주장으로 갈려 사실 키라키라 네임을 두고 많은 의견이 부딪히고 있습니다.

여하튼 아이 이름은 부모에게 가장 먼저 받는 선물이니까요. 이름에 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아이에게 잘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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