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축제 무대위에 서다 "관객과 소통하는 희열, 삶의 원동력"
매월 첫째주, 방방곡곡 진솔한 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체험 함양 삶의 현장'을 연재한다. <주간함양> 곽영군 기자가 함양의 치열한 노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흥미롭게 전하는 연재 코너이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함양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자말>
[주간함양 곽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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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가수 임순남씨 |
ⓒ 주간함양 |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 의상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간드러지는 노랫가락은 객석에 앉은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흥이 넘치는 한 어르신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 앞에서 신나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이렇게 흥겨운 노래로 지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수들은 꼭 미디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도 유명 가수 못지않게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함양군 대표 향토가수들이다. 이번 체험함양삶의현장에서는 지역가수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조명했다.
지난 3일 오후, 한창 산삼축제가 열린 상림공원에는 관람객들로 북적북적하다. 오늘 체험은 지역가수로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러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연장 한 켠에 마련된 열린 무대로 향했다. 이번 무대에 앞서 임순남 지역가수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한차례 받았기에 나름 자신도 있었다. 떨리는 마음과 함께 걱정이 공존한다. 물론 메인무대는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기는 처음이다.
곧이어 열린 무대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멘트가 들리고 노래 부를 순서가 다가왔다. 사회자의 소개에 따라 무대에 올라 부르게 된 첫 곡은 가수 구창모씨의 희나리. 나름 노래방에서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곡이다. 음역대가 높은 노래는 '음이탈'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편안한 노래를 선곡했다. 또한 희나리는 임순남 가수에게 많은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현실은 내 마음 같지 않다. 단상에 오르니 머리가 멍해지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어 노래 시작을 알리는 간주가 흘러나오고 첫 소절을 불렀다. 넓은 공간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가 어색하다. 또 어디에 음을 맞춰야 할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노래방에서 부를 때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그렇게 첫 곡이 마무리되니 주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무대 앞으로 모였다.
두 번째로 준비한 곡은 가수 김광석씨의 부치지 않은 편지다. 행사장을 찾는 연령대가 높아 7080세대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선택했다. 그러나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신나는 노래가 지금의 상황과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무대 관계자에게 급하게 가수 영탁의 '막걸리 한잔'으로 곡 변경을 요구했다.
트로트의 신나는 메들리 때문일까? 객석의 반응이 좋다. 정말이지 관중들의 호응이 가수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 이어 시작된 3번째 곡은 가수 현진우씨의 '빈손'으로 이 또한 변경한 곡이다.
사실 무대에 오른 순간부터 끝까지 어떻게 노래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눈 한 번 깜박하니 무대가 끝났다. 후련하고 아쉽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체험했던 직업들 중 가장 많이 긴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날의 일정이 마무리되고 지난 18일 지역가수 임순남씨를 다시 만났다. 앞서 트레이닝을 받았지만 공연 당시에 느꼈던 궁금증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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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순남씨 |
ⓒ 주간함양 |
반갑게 취재진을 맞이하는 임순남 가수에게 축제장에서 부른 희나리를 불러보았다. 노래를 진지하게 듣던 그녀는 노래를 일시정지 시키며 호흡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임 가수는 "앞전에도 말했지만 곽기자님은 대체적으로 노래는 잘 부르는 것 같으나 호흡이 부족하다"며 "노래 중간 호흡이 부족하면 '도둑 호흡'을 통해 순조롭게 넘기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은 호흡 소리가 노래에 너무 많이 섞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발성과 호흡이다. 이 두 가지가 잘 받쳐줘야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정해진 곳에서 알맞게 숨을 쉬지 않으면 듣는 이로 하여금 숨이 막힐 만큼 답답하게 느껴진다. 노래를 익힐 때 가장 먼저 악보를 보고 숨 쉬는 구간을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성에 대한 방법도 함께 설명했다. 그녀는 희나리 노래 가사 중 '그대에게 구속이었소'에서 마지막 '소'를 '쏘'로 발음하면 더욱 전달력이 높이진다고 이야기했다.
관내에서 지역가수로 활동 중인 가수들은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고 취미생활로 가수활동을 이어간다. 지역 행사가 일정하지 않고 보수도 많은 편이 아니다.
지역가수들은 축제, 동창회, 체육대회 등 여러 행사에서 노래한다. 기본적으로 한 번 무대에 오르면 2곡에서 많게는 3곡까지 부른다. 출연료는 장소 성격마다 다르며 동창회와 같은 행사가 대체적으로 출연료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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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위의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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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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