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 탄원서 내라'

박소희 2023. 9.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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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전날까지 사무총장실로 제출' 공지... 친명계 '색출' 운운에 "십자가 밟기" 반발도

[박소희, 남소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앞두고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일부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이 '색출' 운운하는 가운데 의원들에게 또 다른 '인증'을 요구한 셈이다.
민주당은 22일 오후 당 공용 메일로 개별 의원실 앞에 "아래와 같이 탄원서 제출 요청 드린다"며 오는 25일 오후 2시까지 본관 민주당 사무총장실로 내달라고 했다. 파일명은 '탄원서_양식(의원 개인)'이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탄원인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입니다. 피의자 이재명 대표는 2022년 8월 28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77.77%)을 기록하며, 즉 수많은 민주당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당 대표입니다. 

취임 이래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는 별다른 과오 없이 당의 주요 회의를 소집 및 주재하고, 주요 당직자들을 추천·임면 하는 등 당무 전반에 관한 집행·조정 및 감독 직무를 수행해 오고 있으며, 수많은 당내·외 현안을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검찰 소환과 재판에 성실히 응하면서도 결코 당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즉 피의자는 한시도 당 대표로서의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우리 민주당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정당 활동을 위해서는 대표의 업무지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10월 재보궐 선거와 총선이 연달아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부재할 경우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이자 가장 중요한 정당의 책무인 선거에 원활히 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2. 더욱이 제1야당의 대표로서 이재명 대표가 구속될 경우 국정 운영과 전반적인 국가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현재 민주당에는 민생현안 등 이재명 대표의 지휘 아래 시급하게 처리해야할 안건들이 산적해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구속된다면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지금까지 처리해왔던 중요 안건들의 연속적 업무처리가 어려워질 것이고, 당장 상임위 등 입법 활동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즉 민주당이 정당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게 될뿐더러,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서라도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3.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제1야당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그런데 불과 하루 전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최소 29명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다. 기권 또는 무효로 사실상 찬성 의사를 표시한 이들도 10명이다. 그 결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당 지도부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은 '이탈'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배신자" "대표를 팔아먹었다" 등 극언을 쏟아냈다.

지지자들도 부결 의사를 밝히거나 밝히지 않은 의원들의 명단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급기야 어기구 의원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부결 투표용지를 공개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원칙상 투표용지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지만, 어 의원은 당원과 지역위원장 등 100여 명이 있는 단체대화방에 이 사진을 올려 '인증'했다. 이외에도 당원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 내용 등으로 실제 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명단에 들어간 의원들도 존재한다.

이 상황에서 당의 탄원서 제출 요구는 또 다른 '인증'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십자가 밟기(일본 에도시대 기독교도를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를 밟도록 강제함으로써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나섰다"고 개탄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후 최초로 낸 입장문에서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돼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주시라"라고 요청한 대목 또한 '강성 지지자들을 동원하려는 것'이라고 의심하는 등 갈등은 격해지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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