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시진핑과 대화 기대"…항저우아시안게임 참석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3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 개막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한 총리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중 일정을 공개하며 “중국은 중요한 나라 가까운 이웃이라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며 상호이익을 위해 대화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시진핑 주석과도 간단히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 과정을 통해 대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혹은 리창 중국 총리와의 별도 회동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한 총리는 “(시 주석 회동을) 별도로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각 나라의 수석대표들이 있으니 주최하는 중국으로서는 전체가 같이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4일까지 항저우에 머물며 대한민국 선수단 격려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동행한다.
외교가에선 한 총리의 이번 일정이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중국을 찾은 최고위급 정부 각료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당시 리창 중국 총리와 첫 회담을 열고 한·일·중 정상회의 연내 추진 의사를 밝혔다. 당시 리 총리 역시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한 총리도 이날 중국 방문에 대해 “한·중 관계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져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제까지는 대개 문체부 장관께서 가셨던 것 같은데, 총리가 한 번 가서 중국에 그런 사인을 줄 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도 언급하며 “당시 (세 나라) 정상들이 ‘한·미·일이 협력을 더 하고 국제적 안보와 경제협력을 하자는 건, 중국을 타깃으로 힘들게 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견제론을 부인한 것으로, 한 총리는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방중이 최근 북·러 정상회담 등 북한의 외교 행보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가림 호서대 교수는 “북한에도 이번 아시안 게임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이라며 “정부가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 북한을 선제적으로 견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하며 200여명 규모의 선수단을 항저우에 보낼 예정이다. 정부 대표단으로 어떤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찾을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 총리는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선 “정치적인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하고, 민생을 위하고, 국가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야 한다는 데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국민이 판단하고 적절히 심판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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