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공동체로… 복음을 나누는 생명의 숲을 만들다

조재현 2023. 9. 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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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클립 스크립트] 기독교예술영화관 ‘필름포럼’
영국 자전거 브랜드 라파(Rapha)의 매장은 자전거만 파는 스토어가 아닙니다. 자전거 애호가들이 모이는 클럽하우스입니다.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라이딩 모임을 만들고,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라파 클럽하우스는 '브랜드 커뮤니티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브랜드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영화를 보고, 인문학 강의도 듣습니다. 관객이 강사가 되어서 강연을 펼치거나 하나의 강연이 커뮤니티로 확장되어 공간과 시간과 마음을 채우는 이야기로 변주되기도 합니다. 문화선교의 통로이자 도심 속 쉼터, 예술가들을 위한 플랫폼, 기독교예술영화관 필름포럼의 이야기입니다. 필름포럼은 영화제에서 발견한 좋은 기독교 영화 및 독립·예술영화들 소개하기 위해 2012년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법인인 ㈔필레마가 기존의 예술영화관을 인수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SIAFF)는 주님이 빚은 세상의 다양한 모습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축제다.

Chapter 1 경계를 넘은 새로운 시선

오늘날은 화려하고 유행에 맞춘 콘텐츠를 내세워도,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는 이야기나 메시지가 없으면 빠르게 잊혀집니다. 그 공간을 경험하고 기억할 이유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필름포럼에는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필름포럼은 기독교예술 영화관입니다. 기독교 영화 뿐만 아니라 자살, 폭력, 소외된 이야기 등 삶의 무게를 담은 일반 영화도 상영합니다. 이런 영화가 기독교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질문을 받곤 하는데 이에 대해 필름포럼 성현 대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은 우리의 삶으로 들어와서 하나님을 만나게 하고 우리가 예배자가 될 수 있도록 초청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복음의 빛이 온전히 비춰지지 못해서 신음하고 아픔을 겪는 사람들도 있어요.” 보이지 않는 이 아픔에 제대로 공감하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연결하는 일도 복음적 행동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영화 한 편을 통해 구원과 화해와 회복의 이야기를 이해하며 상실이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필름포럼은 복음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입체적인 영화를 선택하는 데 많은 고민과 정성을 들입니다.
Chapter 2 복음을 다양한 빛깔로

올해는 특별히 영화제에서 소개한 모든 영화의 작품 의미를 되새기고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시네토크' 시간을 마련했다.

공간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어 보면 사이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공간이 비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이고 경험하는 것이죠. 필름포럼은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매일 영화 관객, 커피를 즐기는 손님, 아카데미 수강생, 예술인 커뮤니티 등 각자의 목적으로 찾아옵니다. 성현 대표는 ‘사람은 영혼을 가진 영적 존재’ 라 정의합니다. 그리고 ‘공간의 자극’은 영적인 존재인 사람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필름포럼은 사람들이 삶에서 지치거나, 인생의 방향을 찾을 때, 또는 신앙적인 탈진을 겪을 때 찾아와 회복하고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공간의 역할 담당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연자를 초대해 영화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토크와 감독과 배우를 직접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단지 영화관람으로 끝나지 않고 영화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삶과 신앙에 다가가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따뜻하고도 깊은 대화의 장으로 초대합니다. 필름포럼 아카데미는 회심 이후 그리스도인들이 느끼는 정서적,지성적,인문학적 갈증을 각 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도록 기획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아카데미의 강좌들은 아직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보시기 좋았더라’는 창조 세계의 온전성을 경험케하는 선교적 성격도 담고 있습니다. 필름포럼 사역공동체로 성장하고 있는 ‘아트앤미션’은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커뮤니티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성을 세상 속에서 발현해 가는 과정 속에서 겪었던 많은 고민과 어려움, 지혜와 믿음을 나누고, 서로의 전문 영역을 강연형식으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진정성 때문일까요? 필름포럼이 코로나 기간 중에 관객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관객들이 ‘존재해줘서 고맙다’라는 답을 했습니다. 기독교에 부정적인 오늘날 필름포럼은 경계를 넘어 기업, 대학교, 문화재단, 연구소, NGO, 병원 등과 협업으로 복음은 다양한 빛깔로 전해진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Chapter 3 영혼을 위한 생명의 숲으로

필름포럼을 설립한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올해 20회를 맞았습니다. 주제는 ‘히스토리’입니다. "20년간 하나님이 하신 일이 참 많았습니다"라는 고백을 담았습니다. 필름포럼의 지나온 발자취를 살펴보면, 오늘날에도 생명있는 문화와 교회의 사명은 여전히 중요하며, 문화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는 오늘날, 필름포럼은 어떤 내일을 그리고 있는지 성현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필름포럼이 도시안에 생명의 숲이 되는 것입니다. 창작자들이 들어와 숲의 일원으로서 더욱 풍성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문화를 즐기기 위해 오는 분들의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평화를 주고 구원으로 계속 초청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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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PD choj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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