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왕이 몰타서 회담…美·中 정상회담 11월 개최?

김상도 2023. 9.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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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러시아 군사지원·대만문제 등 쟁점에선 이견 노출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당중앙 정치국위원겸 외교부장이 지난 16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과 중국의 대외정책을 이끄는 외교사령탑이 넉달 만에 마주 앉아 정상회담 개최 등 두 나라 간의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6~17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왕이 중국 당중앙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틀에 걸쳐 12시간 동안 마라톤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회동을 통해 두 나라 현안을 비롯해 글로벌·역내 안보, 마약·기후변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것은 지난 5월 10~1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은 곧 러시아를 방문하는 왕 부장에게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 것을 강조하며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러 및 북·중·러 연대 조짐을 차단하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중은 이번 회동에 대해 ‘솔직하고 실용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양측은 전략적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향후 몇 달 동안 미·중 간 주요 분야에서 추가적인 고위급 접촉과 논의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 두 나라는 중·미관계의 안정과 개선에 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전략적 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회동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 속에 이뤄졌다. 시 주석이 이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미·중 간 사전 의제조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왕 부장의 방미도 미뤄지는 바람에 두 나라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이 정상회담를 논의했다는 게 공개되면서 이런 우려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5월에도 만나 정찰풍선 문제로 얼어붙었던 두 나라 관계개선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회동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재닛 옐런 재무장관·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 장관급 인사들의 연쇄 방중으로 이어지는 등 고위급 대화채널이 재개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 부장이 다음 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도 일부 쟁점에선 여전히 양국 간 이견이 노출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 부장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왕 부장은 미국의 대만지원 등에 대해 “중·미관계에서 대만문제는 넘어선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회동 결과에 관련한 설명도 편차가 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동의했다”며 “아·태사무 협의, 해양사무 협의, 외교정책 협의를 거행한다”고 공개했다. 미국이 밝힌 군비통제 협의는 발표문에 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단된 미·중 군사 대화채널 복원에 중국이 여전히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양국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의 대좌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내년 대선 국면을 앞두고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대신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중심의 미·중관계 관리가 요구된다는 점, 시 주석으로선 심화되는 경제난 타개가 절실하다는 점 등의 측면에서 두 나라 모두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반면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 지도자의 만남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상대국과의 협상과정에서 레버리지를 행사하기 위해 중요한 외교회담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종 합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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