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가치 실증 가야고분군, 韓 열여섯 번째 세계유산으로(종합 2보)

이종길 2023. 9. 1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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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유적 일곱 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관리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가야고분군은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0년 만에 거둔 결실에 문화재청 측은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과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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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뒤 10년 만의 쾌거
세계유산위 "동아시아 고대 문명 다양성 보여주는 증거"
문화재청 "민간 소유 부지 확보해 유산 보호 체계 마련"

가야 유적 일곱 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관리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영남·호남에 존재했던 고분군 일곱 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유산이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으로 구성됐다. 하나같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다.

고분군은 가야 문화의 성립과 발전, 정체성을 증명하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작은 나라들의 총칭이다. 경남 김해에 자리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했다. 고분군은 그 문명을 실증하는 중요한 흔적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 측은 "구조, 규모, 부장된 토기 구성 등을 통해 가야 연맹의 결속과 지리적 범위를 엿볼 수 있다"며 "정치체별로 지역성을 띠는 장례 관습, 제도, 토기 양식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예로는 지방 세력을 자기 세력권에 편입하면서도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고자 하사한 ‘위세품(威勢品)’이 손꼽힌다. 대등한 수준을 보여 각 정치체가 자율성을 가진 수평적 관계였음을 보여준다. 문화재청 측은 "세계유산 등재 기준 가운데 하나인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충족한다"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자취"라고 강조했다.

가야고분군은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유네스코에 신청서가 제출됐고,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현지실사 등을 거쳐 지난 5월 '등재 권고' 의견을 받았다. 10년 만에 거둔 결실에 문화재청 측은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과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앞으로 고분군 내 민간이 소유한 부지를 확보해 유산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홍보 전략 개발과 통합 점검(모니터링)을 병행한다. 경남 창녕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로 난 도로로 인한 영향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번 등재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한국의 서원(2019년) 등과 함께 열여섯 건으로 늘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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