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키르기스스탄에 1-0 진땀승…홍윤상 결승포+내용은 고전 [U-23 아시안컵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어쨌든 이겨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본선 경쟁력이 얼마나 될지 물음표를 남긴 한 판이었다.
부실한 경기 끝에 카타르전에서 완패한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하 올림픽대표팀)이 해외파 정상빈과 권혁규를 집어넣은 끝에 키르기스스탄을 간신히 이겨 내년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9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과 2024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1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전반 3분 터진 홍윤상(포항)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6일 카타르와 첫 경기에서 참혹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주고 0-2로 완패했다. 카타르가 내년 본선 개최국이다보니 조별리그 순위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 친선 경기로 치러졌으나 내년 본선에서 상위 3.5팀에 주어지는 파리 올림픽 티켓을 다툴 경쟁국이란 점에서 참패의 충격이 적지 않다.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24세 이하(U-24) 대표팀까지 함께 조련하고 있는 황 감독은 두 팀 다스리는 것에 대한 핑계를 대지 않고 깔끔하게 카타르전 완패를 인정했다. 키르기스스탄전에 완승을 통해 팬심을 회복하고 나아가 U-23 아시안컵 본선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키르기스스탄을 누르고 U-23 아시안컵 1차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일 확률은 크지 않지만 카타르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졸전을 펼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1승을 기록, 조 선두로 나섰다. 키르기스스탄은 1무 1패로 B조 예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12일 카타르와 친선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한국과 12일 붙는 미얀마(1무)와 비기기만 해도 U-23 아시안컵 본선에 가게 된다. 미얀마는 9일 열린 카타르와 친선 경기에서 0-6으로 대패했다.
U-23 아시안컵 1차 예선은 11개조로 나뉘어 열리는데 각조 1위 11개팀과 각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4개팀, 그리고 개최국 카타르 등 총 16개국이 출전해 내년 4월 3.5장의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출전권을 다툰다.
황 감독은 컨디션을 고려해 카타르전에 투입하지 않았던 해외파들을 선발 명단에 올려놓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한국은 김정훈 골키퍼를 비롯해 조성권, 조위제, 권혁규, 박창우, 이태석(이상 수비수), 백상훈, 오재혁(이상 미드필더), 김신진, 정상빈, 홍윤상(이상 공격수)이 선발 출격했다.
지난 카타르전과 비교하면 라인업에 대거 변화가 진행됐다. 카타르전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 백종범 대신 김정훈이 골문 앞에 섰다. 미국 MLS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정상빈,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최근 이적한 권혁규 등 두 해외파가 선발 출격했다. 박창우, 백상훈, 김신진, 홍윤상 등도 카타르전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이다. 카타르전과 비교해 무려 7명이 바뀌었다.
한국은 시작하자마자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전반 3분 상대 스로인을 가로챈 뒤 몇 차례 패스를 거쳐 박창우가 중원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던 정상빈에게 볼을 내준 것이다. 정상빈은 잠시 드리블한 뒤 반대편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달려들던 홍윤상이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집어넣었다.
이후에도 볼점유율 우위를 유지한 한국은 전반 17분 전북에서 뛰는 미드필더 오재혁이 크로스를 올려 서울 주전 공격수 김신진 앞으로 배달했다. 김신진이 골문 정면에서 볼 방향 돌려놓는 헤더슛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가 땅을 쳤다.
김신진은 전반 24분에도 홍윤상과 오재혁 거친 볼을 잡은 뒤 먼 거리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가 자세를 낮춰 잡아냈다. 한국은 전반 40분 상대 코너킥을 막아낸 뒤 첫 골 넣었을 때처럼 빠른 역습을 시도, 홍윤상의 크로스를 오재혁이 슛으로 이어봤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 6개, 유효슈팅 3개를 쏘며 후반전을 기약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반전 슈팅이 없었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추가골이 기대되던 후반에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는 선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날 활발하게 움직이던 정상빈이 후반 10분 통증을 느끼며 쓰러지는 악재를 맞았다. 이에 정상빈과 박창우를 빼고 민경현과 이현주를 투입했다. 독일 2부리그에서 뛰는 이현주는 후반 14분 오재혁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안으로 돌파한 다음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볼이 굴절되면서 상대 골키퍼 품에서 멈췄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25분엔 상대 역습 때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으나 김정훈이 무난히 막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날 패할 경우 B조 1위가 아예 무산되는 키르기스스탄은 장신 선수들을 넣으며 안간힘을 썼으나 한국도 이를 적절하게 막아내 결국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황선홍호는 키르기스스탄을 누르면서 한 수 아래로 꼽히는 미얀마와 비기기만 해도 U-23 아시안컵 본선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초반 이른 시간 선제골 뒤 위협적인 공격 전혀 없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4월 본선 전망을 어둡게 했다.
황 감독이 당장 눈 앞에 둔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난 뒤 올림픽 대표팀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U-23 아시안컵 예선은 창원은 물론 아시아 다른 10개 도시에서도 오는 12일꺼지 펼쳐진다.
요르단 자크라에서 열리는 A조 경기엔 요르단, 오만, 시리아, 브루나이가 참가하고 베트남 베트리에서 벌어지는 C조 경기엔 베트남, 예멘, 싱가포르, 괌이 참가한다. D조엔 일본, 바레인, 파키스탄, 팔레스타인이 속해 바레인 아라드에서 겨룬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진행되는 E조 경기엔 우즈베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홍콩이 나선다. F조 참가국들은 쿠웨이트, 이라크, 동티모르, 마카오로 경기 장소는 쿠웨이트다. G는 중국 대련에서 열리며 중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도 등 3개국이 겨룬다. H조는 태국 촌부리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태국,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남아시아 4개국이 1위를 놓고 경쟁한다.
I조는 호주, 타지키스탄, 라오스가 타지키스탄 두산베에서 모여 리그전을 벌인다. 북한도 당초 I조에 속했으나 참가를 철회했다. J조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바에서 열리며 사우디아라비아, 캄보디아, 레바논, 몽골이 리그전을 치른다. K조는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대만이 싸운다. 경기 장소는 인도네시아 수라카르타다.
한국은 U-23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승 한 번, 준우승 한 번, 4위 두 번 등을 차지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국가다. 하지만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선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 일찍 탈락하며 국내 축구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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