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 조윤영 작가, ‘메시지’를 밀어붙이는 ‘뚝심’ [작가 리와인드(95)]

장수정 2023. 9. 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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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오대산, 이준희 역을 맡은 권상우가 능청스럽게 1인 2역을 오가는 과정에서, 결국 '행복의 의미'라는 익숙하지만 명료한 메시지가 이 드라마의 매력이 됐던 것이다.

'국민형사투표'는 조 작가의 작품 중 메시지가 가장 강력하게 부각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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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해변으로 가요’(2005)를 공동 집필했던 조윤영 작가는 2009년 드라마 ‘신데렐라맨’으로 첫 단독 집필에 나섰다. 이후 2016년, 4황자 왕소(이준기 분)와 21세기 여인 고하진의 영혼이 미끄러져 들어간 고려 소녀 해수(아이유 분)가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만나는 내용의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로 섬세한 필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 차근차근 설득시키는 ‘메시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해변으로 가요’ 등 로맨스 드라마를 공동 집필했었던 조 작가는 ‘신데렐라맨’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전하는 청춘 드라마의 매력을 보여줬다. 동대문 패션 상가에서 일하던 오대산(권상우)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유명 의류회사 후계자 이준희를 만나 1개월간 그의 자리를 대신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현대판 ‘왕자와 거지’의 이야기를 동대문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색다른 도전을 한 것.

동대문 상가에서 일하던 오대산이 회사의 후계자 경쟁에까지 끼어들며 벌어지는 긴장감 있는 전개는 물론, 패션 업계의 뒷이야기를 엿보는 듯한 재미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다소 뻔한 로맨스 등 색다른 소재에 비해 기대했던 ‘신선함’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열정 가득한 청춘들이 선사하는 밝고 유쾌한 에너지만큼은 확실했다.

특히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동대문 상가를 유쾌하게 누비던 오대산이 끝까지 이 성정을 지켜내는 모습에선, 뻔한 해피엔딩이지만 느껴지는 기분 좋은 여운도 있었다. 오대산, 이준희 역을 맡은 권상우가 능청스럽게 1인 2역을 오가는 과정에서, 결국 ‘행복의 의미’라는 익숙하지만 명료한 메시지가 이 드라마의 매력이 됐던 것이다.

퓨전 사극으로 변신을 시도한 ‘달의 연인’ 또한 초반의 호불호에도 뚝심 있게 밀어붙인 메시지가 결국에는 ‘달의 연인’을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게 했었다. 현대에서 과거로 가게 된 해수가 지나치게 가벼운 태도를 보이며 ‘퓨전 사극이지만 무게감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라는 혹평을 유발하긴 했으나, 결국엔 그가 열 명의 황자들과 얽히고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며 변화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평가를 반전시켰었다.

황실 내부의 암투가 긴장감 있게 그려지면서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왕소(이준기), 해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완성한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왕소와 왕욱(강하늘) 사이, 삼각관계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급변하는 관계를 통해 이 의미를 더욱 강조했었다.

‘국민형사투표’는 조 작가의 작품 중 메시지가 가장 강력하게 부각되는 작품이다.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한다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을 통해 보험 사기, 성착취물 문제 등 여러 사회문제를 녹여내고 있는 것. 여기에 ‘사적 복수’를 통한 쾌감 이면에 과연 이것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녹여내고 있다. 디테일한 전개 끝에 뚜렷한 색깔을 남기는 조 작가의 장점이 이 작품에선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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