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덕 교수의 바이블 디스커버리] <9> 예수님은 하루 몇 끼를

2023. 8.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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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는 낮과 밤을 각각 12시간씩 구분했습니다.

자정은 밤 6시, 정오는 낮 6시였습니다.

계절 별로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니 자정과 정오를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

그리고 다시 정오를 기준으로 낮을 오전(ante meridiem, a.m.)과 오후(post meridiem, p.m.)로 이등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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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는 낮과 밤을 각각 12시간씩 구분했습니다. 자정은 밤 6시, 정오는 낮 6시였습니다. 낮 1시는 일출, 낮 12시는 일몰을 가리켰습니다. 계절 별로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니 자정과 정오를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 그리고 다시 정오를 기준으로 낮을 오전(ante meridiem, a.m.)과 오후(post meridiem, p.m.)로 이등분했습니다. 성경 시대 팔레스타인에서도 시간 확인이 중요해서 전통적 시간 계산법과 로마식을 함께 사용해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이 서로 시간대를 달리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로마인은 하루 네 끼의 식사를 했습니다. 아침 상차림은 전날 저녁 식사량과 무관했고 그냥 건너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동트기 전 공부 때문에 급하게 집을 나서야 하는 아이들도 아침 식사(jentaculum)를 했습니다. 빵 재료는 사정이 좋으면 밀과 귀리, 여의치 않으면 보리였습니다. 가끔 대추야자 열매와 올리브, 염소젖 치즈를 빵과 함께 먹었습니다. 점심(prandium)은 생선부터 고기와 채소, 과일까지 다양해도 양은 적었습니다. 지중해는 물고기가 흔하지 않아서 값이 비쌌습니다. 대개 밤 9시에 본격적으로 저녁상(cena)을 푸짐하게 받았습니다.

유대인은 대체로 아침을 거르든지 대충 때웠습니다. 로마도 그랬지만, 팔레스타인의 아침 메뉴는 단출했습니다. 가족이 모여 느긋하게 함께 하는 식사와 달랐습니다. 일터로 향하거나 학교 가는 길에 올리브나 치즈, 말린 과일을 널찍한 빵으로 감싸 급하게 먹었습니다. 여자아이나 나이 어린 사내아이는 허드렛일을 돕고 어머니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사내아이는 나이가 어려도 어린 다윗처럼 가축을 돌보는 정도의 책임을 맡아야 했습니다.(삼상 16:11)

양 떼를 몰고 초지를 찾아다니는 목자는 가죽가방에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메뉴는 빵과 볶은 곡식, 올리브, 말린 무화과나 건포도, 염소젖 치즈, 물이나 와인이었습니다. 쉽게 상하지 않는 음식으로 들과 외진 곳에서 허기를 달랬습니다. 과일은 5월부터 11월까지 제철이라 쉽게 구했고, 이후로는 말린 무화과 같은 저장 과일로 대신했습니다. 물이나 와인은 양가죽 주머니에 담았습니다. 양을 잡아 고기와 내장을 제거하고 발목을 잘라내어 꿰매고, 머리에 마개를 매달아 만든 가죽 주머니는 이외에도 우유를 담거나 치즈와 버터를 만들 때 사용했습니다.

1세기 유대인이 하루 몇 끼를 먹었는지 확인할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성경과 당시 식습관을 참고하면 추정은 가능합니다. 언젠가 바리새파 지도자의 초대를 받은 예수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눅 14:12) 이 구절에 따르면 유대인이 점심과 저녁을 먹은 듯하지만 ‘점심이나 저녁’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성경주석가 찰스 J 엘리콧(Charles J Ellicott)은 예수님 발언을 “아침이나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라고 번역합니다. 전자는 그냥 간단히 먹는 것, 후자는 일과를 마치고 차려내는 성찬입니다. 이게 맞으면 우리의 세 끼나 로마인의 네 끼 식사는 예수님에게 낯설었을 겁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임박한 하나님 나라의 선포가 최우선이었던 제자들은 주님의 기도처럼 저녁과 이어지는 다음 날의 빵, 그러니까 ‘일용할’(epiousios) 양식이면 충분했습니다.(마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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