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경구 투여’가 뭐예요?

2023. 8. 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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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 설명서를 보면 ‘경구 투여’라는 말이 적힌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무슨 뜻일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이 자체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경구(經口)는 약 등이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감을 뜻하고, 투여(投與)는 약 등을 환자에게 복용시키거나 주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1회 2정 경구 투여’는 한 번에 두 알씩 먹으라는 얘기다. ‘경구 투약’ ‘경구 치료제’ ‘경구 투여제’ 등의 용어도 쓰이고 있다.

상처 등에 바르는 연고제를 보면 ‘하루 3회 도포하시오’라고 적혀 있는 것도 있다. 무슨 의미일까? 요즘 글자를 줄여 쓰는 데 익숙한 아이들은 ‘도포’가 ‘도로포장’의 줄임말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도포(塗布)는 약을 피부에 바르는 것 등을 뜻하는 한자어다. 그러니까 ‘하루 3회 도포하시오’는 하루 3회 피부에 바르라는 이야기다.

국립국어원은 ‘경구 투여’의 쉬운 우리말로 ‘복용’ ‘약먹음’ ‘복약’ 세 가지를 선정했다. 도료·방수제 등의 부재를 겉에 바름을 뜻하는 ‘도포’의 표준화 용어로는 ‘바름’을 정했다. 또한 ‘도포하다’와 ‘도포제’의 순화어로 각각 ‘바르다’ ‘바르는 약’을 선정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보건복지 분야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 제정안’을 발령했다. 이때 ‘경구 투여’의 표준화 용어로 ‘먹는 약’을 선정했다. 10개 용어를 표준화했는데 그 가운데는 객담 → 가래, 예후 → 경과, 수진자 → 진료받는 사람, 수검자 → 검사받는 사람, 자동제세동기 → 자동심장충격기, 홈 닥터 → 가정 주치의 등이 포함돼 있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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