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또 나타났다…4차로 막고 경광봉 흔든 민폐 폭주족
광복절인 15일 새벽 대구 달서구 한 도로. 오토바이 10여 대가 편도 4차로 도로를 틀어막듯이 나란히 서서 느릿느릿 운전을 하고 있었다. 번호판을 제대로 부착하지 않은 오토바이마다 1~2명씩 탑승한 가운데 일부는 헬멧도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그재그로 묘기 운전을 하는 탑승자는 경광봉을 흔들면서 자동차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일부러 도로를 막고 느리게 운행하는 오토바이 무리 탓에 자동차는 추월도 하지 못한 채 느리게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
국경일 대구 도심 가로막는 폭주족
이들은 3·1절이나 어린이날·광복절 등 특정 국경일만 되면 새벽 시간대 대구 도심에 등장하는 폭주족이다. 올해 광복절 역시 이들은 어김없이 등장해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운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특정 구간에서 의도적인 저속주행으로 정체를 일으키는 방식이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4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폭주족 주요 집결지 12곳에 싸이카·기동대·교통범죄수사팀 등 인력 183명, 순찰차·기동대버스·경찰오토바이 등 73대를 배치해 집중 단속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달서구 성당네거리, 중구 신남네거리, 달성군 유천네거리, 동구 파티마삼거리 등이 폭주족 ‘즐겨찾기 장소’이다.
단속 결과 114건 적발…“엄정 처벌”
단속 결과 신호위반·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교통법 위반 100건, 무면허 운전 4건, 번호판을 가리고 운행하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8건, 보험 없이 운행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1건, 벌금 수배자 1명 검거(유치장 인계) 등 총 114건을 적발했다. 이와 함께 채증한 영상을 바탕으로 폭주 활동에 가담한 운전자를 찾아 엄정 처벌할 방침이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이륜차 불법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소음과 무질서한 행위를 일삼는 폭주 활동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광복절 연례행사?…전국서 적발
이와함께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는 지난 14일부터 광복절 당일 새벽까지 폭주족 관련 112 신고가 190여건 접수됐다. 경찰은 심야시간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난폭운전을 한 혐의 등으로 폭주족 3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영상 자료를 분석한 뒤 일당을 추가 입건할 계획이다.
충남경찰청은 지난해에도 광복절 심야시간 폭주족을 단속했다. 그 결과 안전모 미착용 27명, 끼어들기·신호위반 각 6명, 횡단금지위반·인도주행 각 4명, 교차로 통행방법·통행금지위반 각 3명, 중앙선 침범 2명, 주정차 금지 위반 1명 등을 적발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지난해 광복절에 무리지어 도심을 질주한 오토바이 폭주족이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광복절 새벽 도심에서 오토바이 20여 대가 질주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 2명을 검거했다. 충북경찰청도 이번 광복절 전후로 폭주족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 집중 단속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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