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자를래요" 소녀 외침에 스님 깜짝…잼버리 독일 8명 삭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폐영 후 독일 대원 일부가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에서 템플스테이 체험 활동 중 삭발을 해 눈길을 끈다.
14일 속리산 법주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독일 대원 40여명이 속리산 법주사 템플스테이 체험 활동을 했다.
독일 대원들은 지난 2월 속리산 법주사에 템플스테이 예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능인문화원장 혜우 스님이 체험행사를 맡아 진행했다.
혜우 스님은 이들에게 범종각에서 북(법고)과 종(범종)을 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독일 대원들은 이때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범종을 치고 싶다고 했다. 법주사측은 대원들에게 범종을 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스님과 하는 차담 자리에서 “스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그 과정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때 한 소녀 대원이 손을 들더니 “저 출가하겠습니다. 머리카락 잘라주세요”라고 했다고 템플스테이 관계자는 전했다. 놀란 스님은 “장난으로 삭발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어린 소녀의 단호함에 스님은 본국의 부모님께 동의를 얻어야 된다고 했고, 함께 온 리더들의 동의를 얻어 삭발식을 진행했다.
범종 타종과 법고를 치며 사찰문화를 체험한 독일 대원 중 조나단(남) 등 8명이 퇴소를 앞두고 삭발에 참여했다.
이들의 삭발은 법주사 각운 부주지 스님이 직접 했다. 각운 스님은 이들에게 머리카락과 함께 기념품을 선물했다.
법주사 템플스테이 관계자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친구들을 생각하는 (독일)대원들에게서 깨달음의 마음이 느껴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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