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게’와 ‘똑부’ 최고의 ‘상사·부하’ 조합 [조홍석의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 이야기’]
직장인이 퇴사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아닐까요. 경영학에서 조직 내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기도 합니다.
수년 전 소셜미디어(SNS)에서 직장 상사 분류법이 인기였는데요. 상사 중 최고는 똑똑한데 게으른 ‘똑게형’ 상사라고 하죠. 반면 최악의 유형은 멍청한데 부지런한 ‘멍부형’ 상사라는 이야기가 유행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형’과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형’ 상사 등이 있습니다. 총 4개로 직장 상사의 리더십을 분류한 겁니다. 놀라운 건 이 분류법이 그저 웃자고 만든 게 아니라는 겁니다. 2009년 미국의 피터 테일러(Peter Taylor)라는 학자가 ‘게으름의 지혜’라는 리더십 이론으로 발표한 내용입니다. 근거 없는 농담은 아닌 겁니다.
이보다 더 과거로 넘어가볼까요. 19세기에도 이 같은 이론은 있었습니다. 프로이센 왕국 귀족으로 독일 제국 육군 참모 총장을 지낸 헬무트 폰 몰트케 백작의 이론인데요. 그는 비스마르크와 손잡고 프로이센을 군사 강국으로 키워낸 독일 역사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입니다. 다만 그의 분류법은 상사가 아닌 후배 평가를 위함이었습니다.
그는 4가지 후배 평가 분류법을 제시했는데요. 시시각각 변하는 전쟁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작전 참모로 활용할 부하를 찾기 위해 나름의 기준을 세운 것이었다고 합니다.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형 장교는 최하급 점수를,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형 장교는 중간급,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형 장교는 임기응변에 능한 유형이므로 실전 지휘관으로 적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형 장교는 야전 지휘관보다는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하는 작전 참모 위치에 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폰 몰트케 백작은 똑부형 장교를 가장 총애했던 거죠. 뭐 당연한 결론처럼 느껴집니다.
시대적 배경 가진 리더십 이론
한국 넘어와 각색돼 ‘흥미 유발’
이 같은 시대적 배경을 가진 ‘리더십 이론’이 한국에 건너와 재미있게 각색된 게 ‘똑게’ ‘멍게’ 등인 거죠. 일부 SNS에서는 상사와 부하 간 궁합까지 따지는 표가 등장할 정도입니다.
궁합 도표를 보면, 똑게형 상사와 똑부형 부하가 만나는 게 최고라고 하네요. 그런데 똑게형은 상사로선 1등이지만, 부하일 때는 최악에 가깝습니다. 똑게형은 부하 중 가장 안 좋은 유형이라는 거죠. 결국 궁극적인 최상의 조합은 똑게형 대표 아래 똑부형 상사와 똑부형 부하가 결합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 복잡하지만, 들여다보면 재밌습니다.
물론 이 같은 분류법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웃긴 농담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수많은 공감을 얻는 만큼, 그저 웃고 넘어갈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세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구조조정을 하고, 작은 스타트업들은 생존 위협을 받는 상황입니다. 위기를 겪지 않는 기업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동료들, 그리고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직 문화 등에 관심 갖는 경영진들이 많은데요. 전 세계 수많은 리더십 이론들이 있지만, 이번에 알려드린 내용도 한 번쯤 떠올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가 많은 분들이 위기 극복에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인사이트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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