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두드리는 신반포4차…한강 가깝고 학군 갖춘 ‘트리플 역세권’ [재건축 임장노트 29]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8. 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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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여가구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가 최근 아파트 조합원이 낼 분담금 추정액을 공개하는 등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초역세권에 백화점, 명문 학군이 형성된 입지라 재건축 기대감이 큰 단지다.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6월 서초구청에 정비계획변경안을 제출하며 대략적인 추가 분담금 내역을 덧붙였다. 7월 서초구청에 공개된 추산 내역에 따르면 전용 84㎡를 소유한 조합원이 같은 평형 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경우 1억5400만원가량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반포4차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59㎡ 18억4810만원 ▲84㎡ 23억7990만원 ▲92㎡ 25억4040만원 ▲101㎡ 27억2540만원 ▲115㎡ 30억620만원 ▲123㎡ 31억6680만원 ▲131㎡ 32억8550만원 ▲145㎡ 35억4130만원 ▲167㎡ 58억3640만원이다. 전용 84㎡(옛 34평)를 기준으로 보면 3.3㎡당 7000만원꼴이다.

여기서 조합원 분담금은 ‘조합원 분양가’에서 ‘개별 권리가액(종전자산가액×비례율)’을 뺀 금액으로 정해진다. 이 금액이 플러스(+)면 그 금액만큼 추가로 내고, 마이너스(-)면 환급금으로 돌려받는 구조다. 권리가액이 22억2582만원가량인 전용 84㎡를 기준으로 볼 때 신축 아파트 동일 평형으로 배정받을 경우 1억5408만원가량을 추가로 분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법으로 전용 115㎡ 소유주가 동일 평형을 배정받으면 약 1억9149만원, 전용 113㎡는 약 1억2133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반포4차 조합원에게 적용되는 추정 비례율은 79.22%다.

물론 조합이 제출한 분양가, 권리가액, 비례율은 어디까지나 정식으로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은 ‘추정치’인 만큼 금액은 변동될 여지가 있다. 신반포4차 조합은 “이번 종전자산 추정가액은 KB국민은행과 한국부동산원 매매 가격 시세를 산술평균한 금액”이라며 “향후 종전자산 감정평가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통·학군·한강 갖춘 아파트

35층 1758가구 → 49층 1828가구

1979년 입주한 신반포4차는 1212가구 규모 아파트다. 지금은 준공 45년 차를 맞았지만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채우기도 전인 2003년 일찌감치 안전진단에 통과한 후 곧바로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가 아파트 조합원이 낼 분담금 추정액 산정 방식을 공개하는 등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관식 기자)
다만 당초 계획과 달리 아파트 인근 뉴코아쇼핑센터 상가 소유주들과 아파트 단지 뒤편 수영장 부지 소유주들과 지분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조합설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파트와 뉴코아쇼핑센터(구관·1관)가 하나의 부지로 엮여 있는데 당시 상가 측 조합원들은 부지를 분리해 재건축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당시 추진위원회)은 아파트만 단독으로 재건축하기 위해 법원에 토지 분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지분 정리가 지연되면서 함께 조합설립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우여곡절 끝에 신반포4차는 상가 부지를 정비구역에 포함해 2019년 말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재건축에 돌입했다. 당초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지만 지난해 다시 민간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지하 2층~지상 35층, 1758가구 가구로 조성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다 서울시가 올해 초 ‘35층 룰 폐지’를 골자로 하는 2040 서울플랜을 발표했고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이 49층으로 층수 상향을 시도하자 신반포4차도 49층 재건축에 돌입했다. 층수 계획이 변경되면서 가구 수는 1828가구로 늘었다. 현재 조합은 정비계획 변경안을 구청에 제출하고 심의 등 후속 절차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신반포4차는 일대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주요 재건축 단지다. 한강 조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한강공원까지 걸어서 5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반원초·경원중·세화여고·반포고·서울고 등에 자녀를 보낼 수 있어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단지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초역세권에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웃렛 등 유통시설이 가깝다.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 개발되면 가장 수혜를 입을 단지로도 꼽힌다.

조합원 자격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기대되는 시세 차익도 적잖다. 입지 조건이 비슷한 단지들과 비교해보면 재건축 후 신반포4차 시세를 짐작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반포4차와는 길 하나를 두고 맞붙은 ‘반포르엘1차’에서는 전용 97㎡가 지난 3월 14일 33억6000만원(5층)에 주인을 찾았다. 최근에는 37억~39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단지 규모가 더 큰 신반포4차 조합원이 비슷한 면적(전용 101㎡) 새 아파트를 추정 분양가대로 27억2540만원에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입주 시점에는 시세가 수억원가량 올라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다만 단지 입지가 좋은 것과 별개로 수영장 부지 지분 쪼개기는 사업성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분 쪼개기’는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을 노리고 단지 내 상가 지분을 여러 명이 나눠 분양 자격을 늘리는 방식이다. 상가 소유주는 원칙적으로 새로 짓는 상가만 분양받을 수 있지만 조합이 정관에 명시하면 주택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신반포4차의 경우 조합설립 당시 단지 내 수영장 부지 소유주들 동의를 받기 위해 ‘구역 내 일반건축물의 구분소유권(집합건축물)으로 전환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정관을 신설했다. 이에 수영장 지분 소유자 125명이 아파트 입주권을 받게 됐고 조합원 간 갈등이 커졌다. 당초 일반분양 물량이 400여가구로 계획됐지만 수영장 소유주 모두에게 입주권이 하나씩 돌아가면 일반분양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말 조합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이사 중 한 명인 홍 모 씨가 “조합원 이익에 반하고 조합원에 부담이 되는 계약을 했다”면서 당시 조합장이던 황 모 씨와 구 모 상임이사를 고발했다. 이 영향으로 공석이 된 조합장은 지난 6월 최근에야 새로 뽑았다. 새 조합은 앞으로 총회에서 49층 설계안에 대한 의결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29년에는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1호 (2023.08.09~2023.08.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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