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사 호텔로 출근하세요" 제안에…직원들 시큰둥

주3일 출근 체제 독려에
"일과 삶 균형 방해" 냉소

코로나19 대유행이 잠잠해지자 직원들의 사무실 근무를 독려하고 있는 구글이 이번엔 회사 캠퍼스 내 호텔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은 "구글이 최근 직원들에게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캠퍼스 내 호텔을 1박에 99달러(약 13만원)에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여름 특별 행사(Summer Special)'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 이벤트는 9월30일까지다.

'베이뷰'라고 불리는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는 지난해 문을 열었다. 광고 부문 사원 4000명을 수용하는 이 캠퍼스는 2개의 사무공간, 1000명이 자리할 수 있는 이벤트 센터와 240개의 호텔 객실 등을 갖추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에 지난해 문을 연 구글 새 사옥 '베이뷰 캠퍼스'의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구글이 내세운 이 행사의 장점은 하이브리드 근무 전환을 더 쉽게 해 준다는 것이다. 구글은 "아침에 사무실로 통근하지 않는 것을 상상해 보라"면서 "한 시간의 추가 수면을 즐길 수 있는 데다 부대낌도 덜 하다"고 홍보했다. 이어 "여러분은 방에서 나와 빠르게 맛있는 아침을 먹거나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운동할 수 있고, 일과 후에는 루프탑에서 조용한 저녁을 즐기거나 재미난 여가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를 시행한 구글은 지난해부터 주 3일은 출근하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율이 저조하자 올해 6월부터는 출근 카드를 점검해 사무실 출석률을 성과에 반영하는 등 직원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회사 측의 홍보와 달리 '여름 특별 행사'에 대한 구글 직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 직원은 내부 토론 게시판에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Mean Girls)'에서 린지 로한이 "노, 탱큐"라고 말하는 밈(meme·패러디물 형태의 2차 창작물)을 올려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또 다른 직원은 여름 동안 캠퍼스에 사는 것이 "일과 삶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1박에 99달러는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한 직원은 "하룻밤에 60달러 정도였다면 모를까, 99달러? 고맙지만 사양할게"라고 썼고, 또 다른 직원은 "한 달 3000달러에 임대료, 가구, 무제한 식사, 공과금, 청소 등이 모두 포함됐다면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