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쓴 사람 보면 긴장" 범죄 예고 이어지자 불안 확산

대낮 대덕구 교고 내 교사 피습 사건
잇달아 올라오는 살인 예고 게시글

지난 4일 대전지역 한 학교에서 대낮에 교사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살인 예고 게시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5일 오전 대전역 대합실 앞에서 대형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대덕구 고교 내 교사 피습 사건과 경기 성남 서현역 관련 뉴스를 보고 있는 시민들을 인터뷰했다.

60대 A씨는 "해외에 있는 조카가 놀러 오는데, 뉴스 보고 너무 놀라고 걱정이 돼서 성인인데도 마중을 나왔다"고 전했다.

동생을 배웅하러 나온 박인옥(48) 씨는 "사람이 많은 수도권도 아니고 대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제 안심할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어린 자녀가 있어 외출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 피습 사건이 발생한 전날 밤 둔산동 학원가는 학원 차량과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 등 승용차로 일대 도로가 혼잡을 빚었다.

지역 맘카페에서는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 지나가는 남자를 보면 흠칫하고 놀라게 된다', '밤에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을 보면 순간 긴장된다', '호신용 스프레이를 주문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4일 갈마동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흉기를 들고 배회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한 사건도 있었다. 대전경찰청은 이례적으로 '범죄 혐의점이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외국 국적의 국내 체류자로 오리고기 요리를 하려고 친구 집에서 칼을 빌린 뒤 별생각 없이 손에 들고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전·세종경찰청은 최근 '묻지마 살인'을 모방한 살인 예고 게시글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특별치안활동의 하나로 대전역과 코스트코 세종점, 정부세종청사 등에 전술 장갑차와 경찰특공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특별치안활동은 통상적인 일상 치안 활동으로 치안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찰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도록 하는 조치다. 이 같은 조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