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나흘 만에 사과… 노인회장 “정신 차려” 사진에 따귀

이동환,박장군 2023. 8. 4.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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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자신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발언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이후 나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년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후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김호일 노인회장 등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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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안팎 金사퇴·혁신위 해체 목소리
“식물 혁신위… 민주 현주소 보여 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사무실을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중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뉴시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자신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발언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이후 나흘 만이다. 사과는 했지만 당 안팎에서 김 위원장 사퇴와 혁신위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식물 혁신위’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년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후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김호일 노인회장 등에게 사과했다.

노인회 측은 김 위원장에게 강력 항의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사퇴가 상책이라는 것을 제안했으니 심사숙고하시라”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가지시고, 그 당에서 다시는 이런 망발이 안 나와야 한다”고 훈계했다. 또 “손찌검하면 안 되니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면서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수차례 때리며 “정신 차려”라고 외쳤다.

김 위원장은 노인회 방문을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전국의 노인분들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며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후 쏟아지는 당내외 비판에도 직접 사과하지 않아 논란이 증폭됐다.

김 위원장 리더십과 혁신위 역할에 대해 혁신위 내부에서도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혁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과하려면 아무 조건 없이 깔끔하게 했어야 한다”며 “혁신의 동력이 빠진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혁신위원도 “김 위원장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개인사 탓인지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걸 질색하는 성격”이라며 “문제가 터졌을 때 빨리빨리 매듭짓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이달 말쯤 최종 혁신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당내 주요 관심사인 ‘공천룰 변경’도 논의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공천룰 변경은커녕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딸’들 홍위병 노릇 할 것 아닌 바에야 혁신위원장 내려놓는 게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일갈했다.

전문가들은 혁신위원장 인선부터 ‘미스’였다고 진단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전문성 등 측면에서 혁신위원장을 잘 할 수 있을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게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도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훈계질 하느냐는 비판이 많았는데, 본인 말실수에는 사과도 않고 ‘현장을 잘 몰랐다’고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며 “현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 왜 현장에 와서 가르치려 드느냐”고 반문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혁신위가 단결도 안 되고 역량도 모으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총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 본인이 이재명 대표 입장을 지지한다고 해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 대표나 개딸, 혹은 문재인정부 과오 등과 싸웠어야 당내 지지를 받는 것”이라며 “그런 모습은 전혀 없이 ‘이재명 친정 체제’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 소지만 낳았던 게 패착”이라고 꼬집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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