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동 장미아파트 한강변 5000가구로…잠실5단지 안 부럽다 [재건축 임장노트] (28)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8.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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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임장노트 (28)

서울 잠실권역 알짜 단지인 장미1·2·3차아파트(이하 장미아파트)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미 조합설립을 마쳤다. 2021년 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이름을 올렸고, 서울시가 기획설계 용역을 발주한 만큼 올해 중 청사진이 나올 전망이다.

1979년(1·2차), 1984년(3차) 입주한 장미아파트는 1970~1980년대 서울 강남 개발 역사의 상징으로 손꼽힌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에 수많은 아파트가 들어섰고, 세월이 흘러 하나둘씩 구축 단지가 됐는데 그중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들은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송파구에서는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가 재건축 대장 단지로 꼽히지만 1·2·3차를 합친 장미아파트(3522가구)도 그에 못잖은 규모를 자랑한다.

입지 조건도 잠실주공5단지와 비슷하다.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 가깝고 단지 동편으로는 2호선 잠실나루역이 지난다. 잠실대교,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진입도 용이하다. 홈플러스가 단지 가까이에 있고 도보로 10~20분이면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석촌호수에 도착한다. 서울아산병원과도 가깝다. 잠동초와 잠실중이 단지 안에 자리 잡고 있는가 하면 잠신중, 신전중, 아주중, 방이중, 정신여고, 잠실고, 잠신고 등이 모두 인근에 위치한다.

이런 알짜 입지 덕분에 전문가들도 장미아파트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김제경 투미컨설팅 대표는 “장미아파트는 행정동상 신천동에 속하지만 상징적인 재건축 단지(잠실주공5단지)와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고 입지 조건도 비슷하다”며 “한강변에 지하철 2·8호선 초역세권 등 장점을 살리면 앞으로 신축 아파트촌(村)이 될 잠실권역에서도 손꼽히는 선호 단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호평을 발판 삼아 장미아파트는 여느 한강변 단지처럼 오래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변 단지에 비해 사업 추진이 더뎠다. 상가 규모가 큰 상황에서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 소유주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상가 조합원은 870여명에 달한다. 상가의 경우 재건축을 진행하는 동안 영업을 할 수 없어 재건축 사업에 회의적이거나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아파트와 상가의 개발 이익과 비용을 별도로 정산하는 독립정산제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잡으면서 상가 동의율이 단기간에 올랐고 2020년 조합설립인가까지 받는 속도전을 펼친 덕에 정비구역 해제 위기를 벗어났다.

2021년에는 ‘오세훈표 재건축’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해 정비사업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사업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밀착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비계획을 세울 경우 심의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소요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할 수 있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개입해 통상 5년 소요되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방식은 기획 방식과 자문 방식 2가지로 나뉘는데 장미아파트는 기획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큰 장미아파트는 향후 서울시와 자문단, 주민 대표 등이 회의를 거쳐 기본정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은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사업을 위한 도시계획 협력 업체 선정에 나섰다. 장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내년 하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30년 상반기에는 새 아파트를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3월 2대 조합장으로 선출된 조합장이 3년 내 관리처분인가를 받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많은 득표를 받았다. 계획한 대로 재건축 사업이 이뤄진다면 장미아파트는 약 5200가구 새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갖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한다.

다만 50층 재건축 가능성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장미아파트가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광역중심에 포함돼 있지 않아 종 상향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미아파트는 이미 2018년 50층 재건축 추진에 나서려다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는 만큼 기본 정비안을 수립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잠실 일대가 서울시 대표 관광 특구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는 데다 역세권 초대형 단지인 만큼 향후 잠실주공5단지와 같은 기준이 적용될지가 큰 관건”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적잖다.

1·2·3차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는 이웃 단지 잠실주공5단지 못잖은 입지를 자랑한다. 아래는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당시 내놓은 재건축 예상 조감도. (윤관식 기자,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제공)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성은

종 상향만 가능하면 50층 꿈 실현?

프롭테크 스타트업 ‘다윈중개’가 입지와 주변 시세, 용적률 등을 고려해서 재건축 사업성을 시뮬레이션해 점수화한 결과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성은 ▲1차 101점 ▲2차 93점 ▲3차 96점이다.

재건축 사업성 점수가 100점이면 조합원이 대체로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도 기존 평형과 같은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점수가 100점을 넘기면, 같은 평형 아파트를 배정받고도 이익을 환급받는다는 뜻이다. 중층 단지임에도 사업성 점수가 100점 안팎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윈중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장미아파트1차 전용 82㎡(옛 32평) 소유주가 비슷한 면적인 전용 84㎡를 배정받는다고 가정하면, 추가 분담금 없이 1억6000만원을 돌려받게 될 전망이다. 같은 소유주가 평형을 줄여 전용 59㎡를 배정받을 경우에는 돌려받을 환급금이 4억5000만원가량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평형을 늘려 전용 110㎡를 배정받으면 추가 분담금을 3억1000만원 정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법으로 1~3차 가운데 재건축 사업성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장미아파트2차에서 82㎡(옛 32평) 소유주가 전용 84㎡를 배정받는다고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추가 분담금은 없지만 돌려받을 금액이 약 7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또 같은 소유주가 평형을 늘려 전용 110㎡를 배정받으면 추가 분담금을 4억원 정도 내야 해, 1차 같은 평형 소유주보다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 용적률은 별도 인센티브 없이 270%(제3종일반주거지역)만 적용받고, 3.3㎡당 일반분양가는 단지 위치에 따라 4267만~4836만원이라고 가정했다. 단 재건축 사업이 지연 없이 진행될 경우에 한해서다. 주택 시장 상황과 사업 시점의 시세, 사업 속도, 정책 변수에 따라 사업성은 달라질 수 있다. 장미아파트가 희망대로 토지 용도를 종 상향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다면 사업성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잠실권역 재건축 추진 활발

신천동서만 4600가구 분양 임박

장미아파트 외에 잠실동, 신천동 일대 잠실권역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신천동 ‘미성·크로바’는 롯데건설, ‘진주아파트’는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는 한강변은 아니지만 대규모 단지라는 점과 지하철 역세권이라는 점, 크고 작은 공원이 단지와 가깝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진주아파트는 단지 건너편에 올림픽공원이 있어 집 안에서 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도보로 10분 거리에 한강공원과 석촌호수, 성내천 등이 자리했다.

신천동에서는 이 두 단지만 새로 지어도 일대에 신축 아파트 약 460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미성·크로바를 재건축하는 ‘잠실르엘’은 최고 35층 13개동 1910가구 중 24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이 단지는 후분양을 계획하고 있어서 2024년이나 돼야 일반분양 소식이 들릴 전망이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그나마 올 하반기 중 분양할 가능성이 큰데 전문가들은 3.3㎡당 일반분양가가 5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최고 35층 23개동 2678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고 이 중 578가구는 일반분양 물량으로 잡혀 있다.

다만 ‘잠실르엘’로 재탄생을 예고했던 미성·크로바의 경우 최근 법원 2심 판결로 롯데건설과의 시공사 선정 계약이 무효 위기에 처하자 시공사 선정 절차에 다시 나서는 등 선제 대응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후분양 일정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2021년에서 지난해로, 지난해에서 올해로 일반분양 일정이 수차례 밀린 바 있다.

잠실동·신천동을 통틀어 잠실권역 재건축 대장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는 정비계획안이 통과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준비하면 되는 단계였는데, 올 들어 서울시가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한 만큼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을 신청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3종일반주거지역은 50층 이하, 준주거지역으로 상향이 가능한 곳은 70층 이하로 층수 상향을 노리고 있다.

단 신통기획으로 재신청할 경우 정비계획을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재건축 층수 등을 높이는 안이 포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잠실주공5단지 역시 최근 단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신통기획 주민 합의안을 무산시키기 위한 철회 요청서 확보에 나서면서 잡음 우려가 커졌다.

이외에 잠실동에서는 올림픽훼밀리타운·올림픽선수기자촌과 함께 ‘올림픽 3대장’으로 통하는 아시아선수촌이 올 들어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웃 단지인 ‘잠실우성(1·2·3차)’은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아시아선수촌, 잠실우성은 2·9호선 종합운동장역 역세권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0호 (2023.08.02~2023.08.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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