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니트·롱부츠… 시장 주름잡는 ‘철없는 패션’

구정하 2023. 8. 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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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대형 쇼핑몰에서 긴 부츠를 신거나 컬러풀한 스카프를 맨 여성을 여럿 마주쳤다.

겨울용으로 여겨졌던 부츠와 니트가 한여름에 팔려나간다.

소재에 여름의 계절감을 반영한 니트를 찾는 사람도 많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부츠 속에 양말을 신거나, 샌들과 양말을 함께 코디하는 트렌드가 계속되면서 '여름은 맨발'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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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잊은 ‘시즌리스’ 패션 유행
패딩가방·머플러 등 판매 급증
“경계 허무는 트렌드 계속될 듯”
지그재그는 지난달 패딩백, 퀄팅백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지그재그에서 판매하고 있는 패딩가방과 롱부츠의 화보사진. 지그재그 제공


A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대형 쇼핑몰에서 긴 부츠를 신거나 컬러풀한 스카프를 맨 여성을 여럿 마주쳤다. 계절을 잊은 ‘시즌리스’ 패션이 트렌드다. 겨울용으로 여겨졌던 부츠와 니트가 한여름에 팔려나간다. 고정관념을 깨는 자유로운 패션이 유행하면서다. 앞으로 패션 아이템의 계절 구분은 더 흐릿해질 전망이다.

지그재그는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무릎까지 올라오는 롱워커의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급증했다고 1일 밝혔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1~24일과 비교해도 13% 늘어난 수치다. 짧은 바지나 치마에 부츠를 신는 패션이 유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발목 길이의 앵클부츠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에이블리에서도 이 기간 ‘워커·부츠’ 카테고리의 매출이 120% 뛰었다.

니트도 많이 팔렸다. 지난달(1~24일) 들어 니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에이블리에서 30%, 지그재그에서 17%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반팔 형태로 된 니트옷이 인기다. 소재에 여름의 계절감을 반영한 니트를 찾는 사람도 많다. 에이블리에서 구멍이 뚫린 형태인 ‘그물니트’의 검색량은 지난해의 2배에 이르렀다. 실내 에어컨 바람을 피하기 위한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겨울 옷감인 패딩 소재로 만든 가방도 인기다. 옷으로는 즐기기 힘든 패딩을 액세서리로나마 즐기는 것이다. 지난달 지그재그의 패딩백, 퀄팅백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직전 달인 6월보다도 24% 증가했다. 더워질수록 패딩 가방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에이블리에서 역시 올 7월 에이블리 ‘패딩가방’의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375% 급등했다.

샌들에 양말을 신는 코디가 유행하면서 양말 판매도 증가세다. 지그재그에서는 7월 들어 무릎 길이 양말인 니삭스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배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일반 양말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114% 뛰었다. 에이블리에서도 ‘양말·스타킹’ 카테고리의 매출이 100% 올랐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부츠 속에 양말을 신거나, 샌들과 양말을 함께 코디하는 트렌드가 계속되면서 ‘여름은 맨발’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봄·가을 찬 바람을 피하기 위해 찾는 스카프도 매출이 뛰었다. 7월 들어 무신사의 스카프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로 나타났다. 에이블리에서는 이 기간 ‘머플러’의 검색량이 전년보다 195% 늘었다. 여름에 착용할 수 있도록 얇은 소재로 만든 ‘시스루 머플러’의 검색량이 특히 많았다. 명품 펜디는 2023 S/S 시즌에 두꺼운 울 장갑과 양말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특정 계절용으로 여겨졌던 아이템들이 사계절 내내 스타일링에 사용되면서 패션에 있어 계절이 사라지고 있다”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계절, 성별 등의 경계를 허무는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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