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무량판 구조' 뭐길래…광주 아이파크·삼풍백화점도 이곳 부실시공

이민하 기자 2023. 7. 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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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은 모두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다.

올해 4월 무너진 인천 검단 LH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난해 1월 붕괴된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28년여 전 삼풍백화점도 모두 같은 무량판 구조에 무단 설계변경·부실 공사 등이 겹치면서 무너졌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는 2017년부터 지하주차장에 적용할 무량판 구조를 개발, 이후 설계된 모든 LH아파트에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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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LH아파트 모든 지하주차장에 적용…"시공 과정 위험 노출"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GS건설이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1666세대에 대해 전면 재시공을 밝혔다. 사진은 6일 GS건설이 재시공을 밝힌 아파트의 모습. 2023.7.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은 모두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으로만 천장을 받치는 방식으로 경제성·공간 효율성이 뛰어나 여러 건축물에 폭넓게 쓰인다. 다만 표준화된 설계기준이 없어서 시공 과정에 따라 구조적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올해 4월 무너진 인천 검단 LH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난해 1월 붕괴된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28년여 전 삼풍백화점도 모두 같은 무량판 구조에 무단 설계변경·부실 공사 등이 겹치면서 무너졌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는 2017년부터 지하주차장에 적용할 무량판 구조를 개발, 이후 설계된 모든 LH아파트에 도입했다. 현재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는 91개다. 이 중 문제가 발견된 15개 단지는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무량판 구조는 원래 다리(교량) 건설에 사용하던 공법이다. 무게를 버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바닥)를 지지한다. 보를 뺀 만큼 공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LH가 지하주차장에 이런 구조를 도입한 것도 같은 면적에서 공사 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주차 폭을 기존보다 10cm 이상 늘릴 수 있어서였다.

보를 없앤 대신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정확한 구조 설계와 슬래브에 철근(전단보강근)을 충분히 넣는 게 필수적이다. 앞서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에서는 시공 과정이 원래 설계와 달랐다. 인천 검단 아파트는 전단보강근 미설치에 따른 전단내력 부족이 붕괴 원인으로 조사됐다. 화정 아파트는 설계에 없었던 구조물을 임의로 설치하면서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하중이 발생, 붕괴로 이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 설계·시공 과정을 안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가 없기 때문에 설계·시공할 때 특히 주의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부실했다는 것이다. 한 익명을 요구한 설계전문가는 "무량판 구조는 30년 이상 여러 건축물에서 쓰이며 구조적으로 검증된 안전한 공법"이라며 "문제는 시공 과정에서 독립된 검증 절차가 없었고, 전문적인 검사 절차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무량판 구조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건축설계기준, 표준시방서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의 안전성 취약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건축법에 따른 '특수구조 건축물'에 무량판 구조를 추가해 안전 심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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