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올팍과 골든구스의 아티스트 정신

2023. 7. 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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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FAIRY TALE

기괴한 상상력, 남다른 운율과 미학을 담은 지올 팍의 음반은 예술과 파격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으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팝스타가 되고 싶어요.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에요. 놀이동산도 만들고 싶고, 재밌는 일을 맘껏 하고싶거든요.” 그는 올해 더 제멋대로 만든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디스트레스드 엠브로이더리 레귤러 티셔츠 30만8천원, 라이트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 51만8천원, 화이트 스타 블랙 조거 팬츠 43만8천원, 블루 스타 슈퍼 스타 스니커즈 71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Q : 오늘 화보 촬영하며 골든구스의 새 옷을 잔뜩 입었어요. 가장 맘에 드는 건 뭐예요?

A : 뮤지션으로서는 저니 컬렉션의 옐로 티셔츠, 골든 컬렉션의 다크 블루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요. 티셔츠는 핏한 옷을 즐겨 입거든요. 요즘 부쩍 공적인 자리에 갈 일이 많아졌는데, 재킷은 단정하게 입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 골든구스 매장에 방문할 때도 입었어요. 일상적으로 입을 옷이라면 골든 컬렉션의 스트라이프 티셔츠. 펑키한 매력도 있고, 아티스트들이 무대에서 입을 법한 옷이라 마음에 들어요.

Q : ‘골든구스’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A : 세련된 빈티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정통성을 중요시하는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이탈리아의 장인이 손으로 만든 제품이 많다고 들었어요. 슈퍼스타, 스타단, 프란시 등 유명한 스니커즈도 멋지고요.

Q : 그럼 골든구스가 지올 팍을 선택한 이유는 뭐라 생각해요?

A : 그러게요. 이유가 뭘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샌드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 1백6만원, 메이즈 옐로우 린넨 티셔츠 30만8천원, 데코 크리스털 싱글 드롭 이어링 38만8천원, (왼손)올드 골드 컬러 링 23만8천원, (오른손, 위부터)앤티크 실버 컬러 밴드링 23만8천원, 앤티크 실버 컬러 시그넷 링 23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Q : 특별한 뮤지션이라서? 게다가 요즘 기세가 좋은 아티스트기도 하고요.

A : 넙죽 받아들이기에는 낯간지럽기는 한데… 감사합니다.(웃음)

Q : 최근 브루노마스 내한 공연 애프터 파티의 게스트 뮤지션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톱스타들의 상징이기도 한 모창 가수 ‘지올팥’도 나왔어요. 인기를 실감해요?

A : 길거리를 다닐 때 실감해요. 알아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제 부모님에게 “아들 사인 좀 받아줘”라고 하는 분도 꽤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집을 나서면 언제나 모자나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건 불편하기도 해요. 슬리퍼 끌고 나갔다 마주치면 민망할 때도 있고요.(웃음)

Q : 연예인의 일상적 불편함은 유명세라고들 하잖아요. 처음 가수가 되겠다 마음먹었을 때 이런 순간을 상상해봤을 법도 한데요.

A : 아직 제가 상상하던 스타의 삶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한 가수의 삶을 상상했거든요. 겪어보니 다르게 느껴지는 건, 유명해진 만큼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거?

Q : 어떤 걸 조심해야 한다고 느끼나요?

A : 유명한 뮤지션이 되면 생각을 가감 없이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되니 조심하게 돼요. 몇몇 해외 뮤지션이 안티팬이 생기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걸 보며 자신만의 사상이 있는 아티스트라 생각했고, 저도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었거든요. 물론 어느 정도의 도덕성과 윤리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Q : 의도와 별개로 오해를 사게 되는 상황이 있었나요?

A : 4개월 전 발표한 ‘CHRISTIAN’이 낳은 일련의 상황이 그런 예시가 아닐까 해요. 곡과 뮤직비디오의 내용이 오해를 사기도 했고요. 같은 의미로 마미손 형은 제가 부럽다고 했어요. 저는 “사람들이 이 노래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는 것도 괜찮을까요?” 물었는데, 형은 “뮤지션이 좋은 노래를 낼 수는 있지만, 음악으로 논쟁거리를 던지는 아티스트는 극히 드문 거야”라고 했어요. 이후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헤럴딕 다크 블루 더블 브레스트 블레이저 1백42만원, 다크 블루 울 와이드 레그 팬츠 66만8천원, 크리스털 올드 네크리스 80만8천원, (위부터)앤티크 실버 컬러 밴드링 23만8천원, 앤티크 실버 컬러 시그넷 링 23만8천원, 매트 그린 볼스타 스니커즈 71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Q : 얼마 전까지 ‘CHRISTIAN’의 뮤직비디오를 편집한 ‘쇼츠’가 밈처럼 유행했어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유튜브 쇼츠에 지올 팍만 나온다”라고 말할 정도였죠. 촬영일 기준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의 조회 수는 약 967만을 돌파했고요. 돌아보면 어때요?

A : 놀라운 건 제 유튜브에는 한두 번밖에 안 떴다는 거예요.(웃음) 그런데 사람들은 유튜브에 들어가면 ‘CHRISTIAN’이 엄청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욕하는 사람도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재밌죠.

Q : 거대 자본을 투자한 뮤직비디오라면 그러려니 할 텐데, 국내 신예 뮤지션의 음악이 등장하니 물음표가 생긴 게 아닐까 생각해요.

A : 노래가 유명해지는 걸 보며 처음에는 얼떨떨했죠. 그러다 사람들이 제 노래가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는 것에 집중하더라고요. 회사가 뮤지션의 신곡을 홍보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엄청난 자본을 투자한 마케팅을 한 건 아니고, 몇몇 음악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회사에서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홍보를 열심히 한 거예요. 그게 터진 거죠.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그걸 바이럴 마케팅이 아닌 ‘음원 사재기’처럼 여기더라고요. 아쉽죠. 물론 저라도 원치 않는 노래가 유튜브에 자주 뜨면 짜증 날 것 같긴 해요. 그 마음도 이해하고요. 하지만 저희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회사도 아니고, 어떤 ‘치트(cheat)’를 쓴 건 아니에요.

Q : 기독교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다마스커스 TV〉의 ‘CHRISTIAN’에 대한 해석 영상도 봤나요?

A : 저도 좋아하는 채널이에요. 제 의도에 가장 근접하게 해석했더라고요. 재밌는 건 기독교인 중에서도 젊은 목사와 선교사는 대체로 ‘CHRISTIAN’을 재밌게 보고 해석했다면, 더 윗세대 목사와 선교사 중에는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사이비이자 악마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 쓰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CHRISTIAN’은 이런 현상을 이야기한 거예요. 외적인 것만 보고 그 뜻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통쾌했죠.

Q : ‘CHRISTIAN’을 포함해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1〉은 노력한 만큼 정당한 성과를 낸 음반인가요?

A : ‘CHRISTIAN’만 큰 사랑을 받은 건 아쉬워요. ‘MAGIC!’이라는 다른 타이틀곡은 큰 주목을 못 받았거든요. 두 타이틀곡 모두 사랑에 대한 노래인데, ‘CHRISTIAN’은 인류애와 어떤 사회적 안타까움을 이야기했고, ‘MAGIC!’은 연인 간의 사랑 등 보편적인 사랑을 이야기했어요. 앨범 전체적으로 보면 어린아이 같던 제가 점점 시간이 지나며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 같은 마음에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내용이에요. 곧 나올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2〉도 마찬가지고요.

Q :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2〉는 어떤 앨범인가요?

A : 제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에 더 가까운 음반이에요. 록의 요소도 있고, 개구지고, ‘팝’스럽거든요. 파트 1보다 파트 2에 더 아끼는 곡이 많아요. 제 취향에 맞는 곡들을 추렸어요. 파트 2는 올해가 가기 전에 나올 거고, 빠른 시일 내 ‘QUEEN’이라는 곡을 먼저 공개할 거예요.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포함해 모든 수록곡인 8곡의 뮤직비디오를 다 찍었어요.

Q : 음악을 만들 때 메시지, 운율, 비주얼 중 어떤 게 먼저인가요?

A : 제목에 해당하는 단어를 먼저 정해요. 그리고 그 단어가 귀에 확 꽂힐 수 있게 발음하기 좋은 멜로디를 구상하죠. 이후 그에 해당하는 내용을 만들고, 가사와 비트를 동시에 작업해요. 그다음이 비주얼 작업이에요. 음, 생각해보니 제목을 정할 때 시각 요소 몇 가지를 구상해두는 편이라 비주얼이 먼저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파우더 블루 모헤어 스웨터 1백6만원 골든구스.

Q : 그런 시각 요소를 함께 작업하는 ‘신드롬즈’의 수장이기도 하죠?

A : 신드롬즈는 매력적인 비주얼을 제작하는 그룹이에요. 제게 가족 같은 이들이 모인 집단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동명의 브랜드를 론칭하려 준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의류 브랜드처럼 보일 텐데, 저희가 지향하는 건 ‘테크 회사’예요. 아직 구상 단계라 다 말할 수는 없어요.

Q : 모든 가사를 영어로 써요. 댓글에 “팝송 같다”라는 칭찬도 더러 있던데, 이런 의견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A : 의도대로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국어 노래를 써본 적 없고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거든요. 제게 영향을 준 뮤지션이 모두 영어로 가사를 쓰기도 했고, 제가 지향하는 건 ‘팝스타’라 영어를 쓰는 게 더 자연스러워요. 제 노래를 세계적으로 알리기에 영어 가사가 더 유리하기도 하고요. 제가 영어 가사를 고집하는 게 사대주의 아니냐는 의견도 있던데, 저는 그럼 “영어가 한글보다 멋지다고 생각하는 건가요?”라고 반문하고 싶어요.

스트라이프 프론트 엠브로이더리 티셔츠 68만8천원, 디스트레스드 트리트먼트 블리치드 진 69만8천원, 페이즐리 패턴 블루 컬러 스카프 29만8천원, 앤티크 실버 컬러 체인 네크리스 39만8천원, 올드 골드 컬러 링 23만8천원, 아이스 그레이 스웨이드 브이스타 스니커즈 71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Q : 뮤지션으로서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은 마음인가요?

A : 그럼요. 더 유명해지고 싶고, 자유로워지고 싶죠. 제 말과 행동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세상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Q : 지금의 성과를 이루기까지 지올 팍은 전략적으로 움직였나요? 혹은 즉흥적?

A : 반반인 것 같아요. 특정 타이밍을 기다린 적도 있고, 좋은 노래를 자주 내다보면 잘될 거라 믿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취향은 주관적인 거고, 일에 대입하면 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신드롬즈 친구들은 저희가 만드는 예술을 보다 효율적으로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그 돌파구를 독특한 비주얼로 정한 거예요. 그런 전략이 통한 거죠. ‘CHRISTIAN’의 후렴에 맞춘 엉성한 춤은 제가 짠 거예요. 대충 추고, 좀 비꼬는 느낌을 내고 싶은데, 전문적인 춤이 아니길 바랐거든요.

Q : 지금까지 발매한 곡 중 유독 애정이 가는 노래는 뭔가요?

A : 제가 만든 음악을 들으며 만족한 적이 드물어요. 그나마 맘에 드는 곡은 다음 앨범인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2〉에 있을 것 같아요.

Q : 반대로 마음에 안 드는 노래도 있나요?

A : 싫은 건 많아요. 일단 ‘CHRISTIAN’. 왜요? 너무 많이 불렀고, 이제 재미가 없어요. 질린 거죠. 사실 재미로 만든 곡이거든요.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만들면 웃기겠다, 잘될 것 같다’ 이런 가벼운 생각으로 앨범 구성 막판에 끼워 넣은 트랙이거든요. 예전에 10CM 선배가 “우리는 ‘아메리카노’라는 노래로 떴지만,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 큰 애착이 없던 노래다”라는 식의 말을 한 적 있는데, 제게 ‘CHRISTIAN’이 그런 노래가 아닐까 해요.

디스트레스드 블랙 데님 재킷 69만8천원, 페이즐리 프린트 그레이 티셔츠 69만8천원, 블랙 스키니 진 37만원, (왼손)올드 골드 컬러 링 23만8천원, (오른손, 위부터)앤티크 실버 컬러 밴드링 23만8천원, 앤티크 실버 컬러 시그넷 링 23만8천원, 앵클 시그니처 블랙 레더 스카이 스타 스니커즈 78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Q :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곡이 지올 팍을 세상에 알린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A : 그러니까요. 그 덕에 새 앨범도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여러 개 찍었고요.

Q : 목표는요?

A : 팝스타가 되고 싶어요.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에요. 놀이동산도 만들고 싶고, 재밌는 일을 제한 없이 맘껏 하고 싶어요. 제가 뮤지션이 된 건 수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거든요. 혼자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기보다 세상과 호흡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라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앨범을 내는 것. 그리고 ‘CHRISTIAN’이라는 한 곡만 남기고 사라진 ‘원히트 원더’로 남지 않고 더 나아가는 것.

웨일즈 체크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 1백17만원, 블랙 스타 화이트 스웨트셔츠 43만8천원, 코튼 버뮤다 쇼츠 44만8천원, 데코 크리스털 올드 골드 스터드 이어링 23만8천원, (왼손)올드 골드 컬러 링 23만8천원, (오른손, 위부터)앤티크 실버 컬러 밴드링 23만8천원, 앤티크 실버 컬러 시그넷 링 23만8천원, 양말 8만8천원, 블랙 스웨이드 브이스타 스니커즈 71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디스트레스드 레더 바이커 재킷 2백12만원, 사이드 스타 화이트 조거 팬츠 43만8천원, 헤어밴드로 연출 가능한 크리스털 네크리스 63만8천원, 앵클 시그니처 레드 스카이 스타 스니커즈 78만8천원, 크리스털 스타 쉐이프 슈레이스 록 21만8천원 모두 골든구스. (화면 속)라이트 블루 라미네이트 볼스타 스니커즈 71만8천원 골든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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