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스타] 박정민, 겸손하단 말로는 모자라

박로사 2023. 7.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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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주>

사진=샘컴퍼니 제공

“제가 만든 건 거의 없어요. 70%가 시나리오에 있었고 29%는 감독님이, 잘 찾아보면 제가 만든 건 1% 정도예요.”

여기, 연기에 목마른 자가 있다. 한 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매달리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을 말도 이 사람이 하면 다르다. 겸손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배우 박정민 이야기다.

사진=NEW 제공

지난 26일 영화 ‘밀수’가 개봉했다. 박정민은  밀수를 배우다 야망을 갖게 되는 막내 장도리로 분해 생애 첫 악역을 맡았다. 카리스마 있는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 사이에서 막내 역할에 충실해 온 장도리. 한 사건을 계기로 밀수판에 공백이 생기자 자신도 인생을 바꿔볼 수 있겠다는 야망을 갖게 된다.

박정민은 순박한 시골 청년에서 야망을 가지게 되는 장도리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뱃사람 역을 위해 10kg을 찌워 캐릭터와 싱크로율도 높였다. 류승완 감독이 “굉장히 영리하고 지혜로운 배우인 것은 물론, 나와 코드도 잘 맞는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밀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밉지만 밉지 않은 장도리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는 평을 받는다.

영화 '파수꾼' 스틸(사진=필라멘트 픽쳐스, CJCGV 제공)

박정민은 올해로 데뷔 1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1년 영화 ‘파수꾼’의 백희준(배키)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감기’, ‘전설의 주먹’, ‘들개’, KBS2 ‘사춘기 메들리’,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등에 출연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2015년에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류혜영)의 전 남자친구 박종훈 역으로 출연했다. 본인이 바람을 피웠으면서 오히려 화를 내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10분 남짓의 짧은 출연임에도 지질함의 극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대표 감독들이 먼저 찾는 배우가 됐지만, 박정민이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박정민이 무명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던 데는 2016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역할이 컸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모든 걸 접고 유학을 떠나려던 그때, 이준익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는 박정민. 힘든 시기에 만난 ‘동주’에서 박정민은 윤동주(강하늘)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을 맡았다. 작품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데 성공한 그는 그 결과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상, 춘사영화상 남우조연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 후 박정민의 커리어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 ‘사바하’(2019), ‘타짜: 원 아이드 잭’, ‘시동’,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지옥’(2021) 등에 출연했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트랜스젠더 유이로 분해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황정민(김인남 역)과 티키타카는 물론 새침한 말투와 몸짓, 외형 등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정체됐던 극장에 435만 명의 관객을 부르는 데 성공, 2020년 흥행작에 등극했다.

사진=CJ ENM 제공

이후에도 왓챠 ‘언프레임드 프로젝트’(2021)를 통해 감독에 도전했고, 박찬욱 감독의 ‘일장춘몽’(2022), ‘헤어질 결심’(2022)에 특별출연하며 연기 영역을 넓혔다.

박정민은 최근 개봉한 ‘밀수’ 외에도 공개를 앞둔 작품이 많다. 송강호와 함께한 ‘1승’을 비롯해 현빈과 출연하는 ‘하얼빈’, 박찬욱 감독의 ‘전, 란’ 등을 앞두고 있다. ‘밀수’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박정민. 이쯤 되면 믿고 보는 배우를 넘어 천의 얼굴이 아닐까 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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