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여름을 닮은 아트 디저트

2023. 7.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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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마주하고 보는 시간, 그 관조의 즐거움.
@wonhyeongdeul

WONHYEONGDEUL

부드러운 녹빛을 띤 연잎, 신비로운 빛깔로 반짝이는 초여름의 연못, 금방이라도 개구리가 뛰어놀 듯한 이 오브제는 다름 아닌 케이크다. ‘원형들’은 어린 시절 만화 속에서 봤을 법한 초현실적 디자인의 케이크를 매달 새롭게 선보인다. 출근길에 마주한 하천, 전통 시장에 쌓인 야채 등 일상의 풍경을 이들만의 시선으로 재치 있게 풀어낸다. 어릴 때 케이크를 받으며 순수하게 기뻐하던 마음의 원형을 발견하게 된다. 과감한 형태만큼이나 식재료도 인상적이다. 호불호가 뚜렷한 고수 같은 향신채나 파프리카 등 향이 강한 야채를 활용해 세상에 둘도 없는 디저트를 만들어낸다. 패션과 미술, 음악, 디자인, 베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멤버들이 함께 개발에 참여하는 덕분이다.

@ cadalogs_cafe

CADALOGS

긴 머리를 늘어뜨린 듯 몽환적인 오브제를 만드는 김지예 작가의 작품을 본뜬 판나코타, 재치 있는 필치가 특징인 심래정 작가의 그림 속에 등장한 디저트까지. 카페 ‘카다로그’는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달콤하게 떠먹여준다. 카페 맞은편에 동명의 갤러리를 운영하며, 전시와 연계해 시즌별로 디저트를 개발하고 있다. 전시를 잠시 쉬고 있는 현재는 디자인 스튜디오 그룹 ‘원 투 차차차’와 협업해 계단 형태의 트레이에 용과 빙수를 선보인다. 직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오브제에서 영감받아 네모반듯하게 깍둑썰기한 용과를 부드러운 우유 얼음 위에 얹었다.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든 트레이는 별도로 판매해 작가와 관람자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도 한다.

@auxpetitsverres

AUX PETITS VERRES

시트를 머랭 크림으로 감싸고 불에 그을린 머랭 케이크는 잘 구운 마시멜로를 연상시킨다. 반을 가르면 레몬 크림과 라즈베리 시럽에 싸인 속이 드러나는데, 한 입만으로도 달콤한 리큐어 한 잔을 마신 듯 온몸에 긴장이 풀리고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소믈리에가 셀렉트한 술 한 잔과 곁들이기 좋다. 와인과 궁합이 좋은 케이크는 박준우 셰프가 이끄는 ‘오쁘띠베르’의 것. 케이크 한 입으로 파리의 한적한 노천카페를 찾은 듯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오랜만에 서촌으로 다시 돌아온 박준우 셰프의 솜씨는 여전하다. 시그너처 메뉴인 레몬 타르트를 비롯해 벨기에 북부에서 많이 먹는 미니 케이크 메르베이유, 반죽을 세 번 해 촉촉함을 극대화한 피낭시에 등 유럽의 클래식한 디저트를 준비했다.

@perlen_official

PERLEN

알코올을 날린 럼으로 만든 무스에 커피로 만든 캐비아를 얹어 파이지로 감쌌다.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동시에 쏟아진다. 럼과 브라운 슈거의 풍미를 지닌 커피와 함께하면 취하지 않는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럼’은 카페 브랜드 ‘펠른’이 ‘제로 드링크’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디저트 코스에 두 번째로 등장하는 메뉴. 펠른은 커피와 디저트라는 단짝 조합을 많은 이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디저트 바에서 시즌별로 주제를 정해 세 가지 디저트와 그에 맞는 커피를 차례로 먹고 마시며 1시간 동안 오롯이 맛에 집중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는 다섯 번째 시즌인 ‘제로 드링크’를 진행 중이다. 술은 못 마시지만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커피 칵테일과 안주를 닮은 디저트를 준비했다.

@cultural_citizen_seoul

CULTURAL CITIZEN

네모난 브리오슈에 소불고기와 대파 크림으로 속을 채운 원기둥 형태의 가보트를 얹은 디저트라니. 마치 밥 위에 소불고기를 얹은 것처럼 달큼하고 고소한 ‘세이보리 디저트’는 디저트 오마카세 ‘문화시민’에서 맛볼 수 있다. 한 접시의 디저트가 낼 수 있는 모든 맛을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메뉴다.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에 따라 요리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는 법. 문화시민의 이관우 대표는 디저트를 음료에 곁들이는 사이드로 주문한다는 데 아쉬움을 느껴 온전히 디저트에 집중할 수 있는 오마카세를 열었다. 2개월에 한 번씩 테마를 정해 디저트 네 가지로 코스를 구성하는데, 메뉴 하나하나가 파인다이닝 요리처럼 섬세하다.

@finz.seoul

FINZ

코코넛 플레이크를 눈처럼 소복하게 뿌린 새하얀 케이크. 부드럽고 눅진한 맛을 연상하며 한 입 먹으면 허브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로 만든 상큼한 크림 맛이 입 안에서 팡 퍼진다. 산뜻하고 향긋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다는 파티셰의 바람에 따라 각종 허브와 라임, 레몬 같은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핀즈’의 모든 케이크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크림 모양과 재료의 색감으로 변주를 줘 우아하면서도 귀여운 멋이 있다. 핀즈는 식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로 유명한 파인다이닝 밍글즈에서 디저트를 담당했던 김범주 파티셰가 성수동에 연 디저트 숍이다. 계절 디저트와 맞춤 케이크를 선보이며, 각종 과일을 켜켜이 쌓은 파르페, 흑마늘이나 현미 같은 한국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구움과자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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