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회가 3주간 주일예배 시간에 부흥회를 여는 까닭은

손동준 2023. 7. 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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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교회 22일부터 ‘이열치열 부흥회’…김병삼 목사 대신 3명의 강사가 12번의 다른 설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열린 2023 이열치열 부흥회에서 교인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여보 오늘은 집회 마치고 저녁 식사를 했어요.” 아내와 통화를 하는 송병주 선한청지기교회 목사의 음성은 평소보다 한 톤 정도 높았다. 22일 저녁 집회를 마친 후 송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코비나 자택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흥회 강사로 여러 교회를 다녀본 송 목사지만 집회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한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일부러 늦게 먹은 것이 아니었다. 부흥회가 저녁 7시쯤 끝난 터라 그때가 밥 먹기 좋았다. 송 목사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이민교회들도 부흥회는 주중에 늦은 시간에 하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며 “이번 행사로 고정관념이 깨졌다. 강사로 왔지만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간다”고 말했다.

송 목사가 설교를 전한 행사는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 개최한 2023 이열치열 부흥회다. 22일 시작해 8월 6일까지 3주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정규 예배 시간에 진행되는 부흥회에서는 3명의 강사가 12번의 설교를 전한다. 만나교회는 일요일 예배 참석이 어려운 교인들을 위해 토요일에도 주일예배를 드리는 공동체로 잘 알려져 있다. 토요일 오후 5시와 일요일 오전 10시 낮 12시 오후 2시 30분에 한 명의 강사가 총 네 번의 설교를 한다. 설교 본문과 주제가 매시간 다른 만큼 연달아 참석하는 교인들이 많았다. 만나교회는 10년 전부터 같은 이름과 형식으로 여름 부흥회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만나교회에서 열린 2023 이열치열 부흥회에서 송병주 선한청지기교회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22일과 23일에는 3명의 강사 가운데 첫 번째로 송 목사가 스타트를 끊었다. 서울과 수도권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궂은 날씨 속에서도 4번의 집회에는 교회를 찾은 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매시간 3천여석의 예배당이 가득 찼다. 유튜브 생중계에도 회차마다 평균 8천명이 참여했다.

23일 10시 집회에서는 ‘상처가 별이 되어’라는 제목으로 송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송 목사는 “상처와 죄가 현대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죄지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나쁨이 아픔이 된다”며 “우리에게는 치유가 필요한데 우리의 죄를 사하시고 상한 마음을 고치시는 분은 주님뿐”이라고 역설했다. 송 목사의 설교 뒤에는 김병삼 목사가 연단에 올랐다. 김 목사는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과 CCM ‘하나님의 은혜’를 청중들과 함께 부른 뒤 기도회를 인도했다. 기도를 마치고 예배당을 빠져나오는 교인들 가운데에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를 지나서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부흥회에 교인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진익기 권사는 “7월 말과 8월 초는 여름 더위가 절정이라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영적인 건강도 놓치기 십상”이라며 “교회에서 휴가철에 신앙에 집중할 기회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 매년 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송호경 권사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주중에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며 “주말에 진행되는 부흥회는 아무래도 참여하기가 편하다. 누가 시켜서 오는 부흥회가 아니기에 완주 했을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밝혔다.

3주라는 짧지 않은 행사 기간은 교인들에게 배운 말씀을 삶에 적용할 여지를 제공한다. 김도희 권사는 “경험상 부흥회 기간에는 오히려 영적인 긴장을 놓치기 쉽더라”며 “말씀을 통해 받은 은혜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부흥회가 진행되는 3주 동안에는 남편과 자녀들에게 가시 돋친 말 보다는 은혜로운 말을 하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23일 열린 2023 이열치열 부흥회에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김병삼 목사는 이열치열 부흥회와 같은 형식의 행사가 만나교회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에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부흥회의 맹점이라면 말씀을 들어야 할 사람은 안 오고 이미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만 삼삼오오 모인다는 점”이라며 “부흥회의 목적은 교회의 영적 부흥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교회들이 관점을 조금씩 바꾼다면 목회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이열치열 부흥회에서는 미국에서 이민교회를 이끄는 3명의 목회자가 강사로 나선다. 김 목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교회와 이민교회의 교류를 넓히고 양국의 목회 정보를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사 선정의 취지를 전했다. 7월 29일과 30일에는 김우준 토렌스조은교회 목사가, 8월 5일과 6일에는 김지훈 동양선교교회 목사가 말씀을 전한다. 이 기간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개인과 교회 사회와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이열치열 기도회가 열린다.

김병삼 목사가 23일 열린 2023 이열치열 부흥회에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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