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한미군이 튀르키예 지진 구호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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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쉬 겔드니스(어서 오세요)."
1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쿠츠크달리안 마을에 마련된 '안타키아 라이트하우스' 지진 이재민 구호 캠프를 방문한 국제구호개발 NGO (사)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 모니터링팀에게 튀르키예어로 힘차게 인사한 사람은 건장한 체구의 백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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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와 같은 삶 살며 쉼 없이 교회 개척하고 싶습니다”
“호쉬 겔드니스(어서 오세요).”
1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쿠츠크달리안 마을에 마련된 ‘안타키아 라이트하우스’ 지진 이재민 구호 캠프를 방문한 국제구호개발 NGO (사)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 모니터링팀에게 튀르키예어로 힘차게 인사한 사람은 건장한 체구의 백인이었다.
큰 손으로 한국에서 온 손님들의 손을 일일이 잡은 그의 이름은 폴 신쿠츠(38). 미국 버지니아 출신인 신쿠츠씨는 지난 2월 6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대지진이 난 직후 만사를 제쳐두고 안타키아로 와 구호 캠프를 차렸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었다. 다만 복음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더불어 언젠가 튀르키예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평소의 다짐을 쫓았다.
“제가 일찍 도착하긴 했는데 전 세계 30개국에서 온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한국인 봉사자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없어요. 여러분이 봉사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네요.”
환하게 웃으며 신쿠츠씨가 전한 메시지가 섭씨 39도를 넘어섰던 이 날, 바싹 마른 공기를 갈랐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진도 7.8의 강진으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지진 후 5개월이 지나도록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튀르키예 정부나 국제 구호단체가 세운 텐트나 컨테이너에 살고 있다. 임시 거처에 주방 등이 부족하다 보니 라이트하우스 같은 구호 캠프가 필요하다.
실제 매일 1000여 명의 이재민이 오전 8시와 오후 4시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국제 구호팀은 이들을 위해 식수도 공급하고 샤워실도 제공한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놀이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게 자발적으로 캠프를 찾아온 봉사자들을 통해서다.
신쿠츠씨는 “이 캠프 이름이 등대인데 전 세계에서 이 불빛을 보고 많은 분이 찾아와 주신 것 같다”면서 “머지않아 캠프에서 예배도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군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 수차례 파병 갔던 그는 한때 한국에서도 1년간 복무한 경험이 있다.
이런 삶의 여정이 지진 현장에 구호 캠프를 차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구호는 시작일 뿐, 복음을 파종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도 했다.
신쿠츠씨는 “‘비계(scaffolding)’와 같은 삶을 살며 이 땅에서 계속해서 교회 개척을 하고 싶다”면서 “교회가 세워지는 걸 돕는 삶이야말로 군인에서 시작해 신학 수업을 받고 지진 구호현장까지 와 매일 땀 흘리는 제가 달성할 마지막 목표”라고 소개했다.
비계란 건축 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로 완공 때까지 사용한 뒤 또 다른 건설 현장에서 사용된다. 교회를 개척한 뒤 자리를 잡으면 또 다른 교회를 세우기 위해 자리를 옮기겠단 의미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도 부탁을 했다.
“지진 트라우마는 사람들을 평범한 삶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신앙적으로 이분들을 상담해 줄 상담가가 필요해요. 한국의 상담가들이 이곳으로 와 주세요. 큰 힘이 될 겁니다.”
그러면서 8월부터 이재민이 살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이재민들이 계속 임시 거처에 살 수는 없어 8월부터 집을 지으려 한다”면서 “한 집을 짓는데 미화 3000~4000달러가 필요한데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을 믿고 준비하고 있다”며 두 손을 맞잡았다. 안타키아(튀르키예)=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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