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쌍방울 대북 송금, 이재명에 보고” 검찰 진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사실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최근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서 “쌍방울 측이 북한에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낼 것 같다고 이 대표에게 구두로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북측에 전달한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북한에 추진하려던 ‘스마트팜’ 사업 비용을 대납한 것이고, 300만 달러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한 대가조의 금액이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이 300만 달러에 대해 이 전 부지사를 뇌물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이라고 적시했다.
이 대표는 2018년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단에서 제외되자 경기도 차원의 독자적인 방북을 추진했다. 그동안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측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에 이 대표의 방북을 북한에 요청해 달라고 부탁했고, 김 전 회장이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인사들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진술해 왔다. 김 전 회장은 “방북 비용이 필요하다”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이 전 부지사와 논의한 후 3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
입 열기 시작한 이화영 “쌍방울에 이재명 방북 부탁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김 전 회장 등의 진술에 대해 줄곧 모르쇠로 일관해 왔지만 최근 진술을 조금씩 변경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변화는 이날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공판에서도 확인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40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그동안 피고인은 쌍방울그룹의 경기지사 방북 비용(300만 달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방북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쌍방울이 2019년 1월과 5월 북한과 만나는 등 북한과 밀접한 관계라고 생각해 그해 7월 필리핀에서 열린 2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쌍방울에 ‘북한과 가까운 사이 같으니 (경기지사) 방북을 추진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해 달라고 쌍방울에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경기도를 대신해 북측에 건넸다는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에 대해선 “그동안의 입장과 똑같다”며 부인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두 번째 나온 김성태(55)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하면) 경기도와 이재명 지사도 알게 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대신문을 진행하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표에 의해 임명된 사람이고,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쌍방울을 도와주겠다고 하겠냐”고 재차 묻자 그는 “이 전 부지사에게 이득을 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쌍방울도 북한에서 제대로 사업해 보고 싶었다. (대납하면) 저희 뒤에는 경기도가 있고, 경기도 뒤에는 대권주자(이재명)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이 전 부지사와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39차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한 사실을 이재명 대표도 알고 있었고, 세 차례 만나려고 했으나 취소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방북 비용 대납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제공 혐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회장과 쌍방울 측이 이 돈의 대가로 경기도로부터 대북사업 우선권 등 각종 이권 사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성사시키려 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의 태도 변화로 검찰이 8월 초 이재명 대표를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한 법조계 고위 인사는 “이미 (이 대표) 소환 일정이 검찰 수뇌부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웅·최모란·허정원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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