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이직 줄었다? 해외 주4일제 실험에…"하루 10시간 일해야"

고석현 2023. 7.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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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카나리워프 인근 노동자들이 길을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주 4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무 형태가 다양해졌고, 이때 대거 도입했던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단축이 노동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은 이달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제도화했다. 지난 4월 노동법을 개정해 노사가 단체 협약이나 노동 규정에 따른 합의 때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주 5일, 주 6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다만 주 4일 근무를 하더라도 일요일은 필수 휴일로 해야 하고, 나머지 휴일은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부터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 4.5일제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주중 압축 근무제’를 신설해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주 40시간)을 다 채우면 3일간 휴일을 얻게 되는 것이다.

벨기에는 지난해 2월 유럽에서 최초로 주 4일제를 입법화했다. 앞서 영국에선 지난해 61개 기업 직원 2900여 명이 6개월간 주 4일제 실험에 나선 바 있다. 이 실험이 종료된 뒤에도 56개 기업이 주 4일제를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 중 18개 기업은 영구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 가디언은 “직원들의 병가 사용 일수가 3분의 2가량 줄었고, 이직자 수도 이전보다 57% 감소했다”며 “참여 기업 대부분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주 4일제 시행에 모두가 만족하는 건 아니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 4일제 근무자 수백 명을 분석한 결과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주 4일간 근무하는 대신 하루 10시간 일한다. 5일간 해야 할 일을 4일에 구겨 넣는 것일 뿐이다” “긴급한 문제 해결을 원하는 고객들은 회사가 금요일에 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같은 평가가 소개됐다. 근무 일수만 줄어들 뿐 업무량은 동일하고, 직종별로 주 4일제 도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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