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없는 꽃게' 큰 하자 아냐"…소래포구 상인들 소신 발언

현예슬 2023. 7. 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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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래포구 꽃게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인천 소래포구에서 다리가 떨어진 꽃게를 산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소래포구 상인들은 단순히 꽃게 다리가 떨어졌다고 해서 '상품 하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달라지지 않은 소래포구 꽃게 구입 후기'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다리가 떨어진 꽃게 사진이 공유됐다.

글쓴이는 "경기 용인에서 소래포구로 갔다가 암게 2㎏을 6만원에 구입했다"며 "상인 분이 자기네는 다리 없는 꽃게와 상관없다고 했는데 믿은 내가 호구였다"고 주장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모두 10개여야 하는 꽃게 다리가 2∼5개씩 떨어져 나간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한 꽃게는 다리가 1개만 붙어 있었다.

이 게시글에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소래포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한번 들끓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인천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가 떨어진 꽃게였다"고 주장하는 게시글이 공유되며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이에 소래포구 상인들은 지난달 12∼14일 2박 3일간 위법 행위 근절 교육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자정대회를 열어 호객 행위와 바가지 척결을 외쳤다.

지난 6월 14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자정대회를 열고 신뢰 회복을 약속하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소래포구 상인들은 단순히 꽃게 다리가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상품의 가치를 판단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꽃게의 경우 신선도나 크기, 성별에 따라 가격이 나뉠 뿐 다리가 제대로 달려 있는지는 상품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1일 연합뉴스에 "꽃게를 잡아 좌판으로 옮겨 판매하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꽃게라도 다리가 떼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고 상품에 큰 하자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꽃게 사진들을 보면 다리는 일부 떨어져 있더라도 배 부위는 깨끗한 모습"이라며 "신선도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흔히 죽어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꽃게의 경우 입 주변에 반점이 생겨 '안경 쓴 꽃게'라고 부르는데, 이 같은 모습을 사진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자정대회를 열고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일부러 다리 없는 꽃게로 바꿔치기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지만, 단순히 다리 떨어진 꽃게가 포함된 걸 상술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다리가 성한 꽃게를 원한다면 최대한 맞추도록 상인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며 "상인회에 민원을 제기하면 절차에 맞게 보상하고 문제가 된 점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입구에는 소비자가 직접 수산물 무게를 잴 수 있는 표준 계량대와 민원 창구인 '고객 소리함'이 설치돼 있다.

어시장 전광판에는 해산물 시세를 반영한 가격표가 있으며 2층에는 각종 민원을 접수하는 소비자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안 회장은 "대다수 상인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익명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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