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습지보호구역 지정, 끈질긴 투쟁으로 얻어낸 승리"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갑천습지보호구역의 전경 |
ⓒ 이경호 |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이하 세 단체)은 갑천습지보호구역 지정을 환영하며 갑천산책을 진행했다. 22일 오후 3시 40명의 시민이 모여 갑천을 걸으며,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시민들의 역사를 함께 공유했다.
▲ 습지봏호구역 ㅎ한복판에서 |
ⓒ 이경호 |
갑천은 수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등 천혜의 도시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도시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수많은 개발 압박이 있었다.
도안 신도시개발 선언, 1998년 천변고속화도로 건설, 2006년 월평공원 관통도로건설, 2018년 갈마지구 대규모 아파트 건설, 2021년 관리형 제방도로 건설 등 다양한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이행 과정을 밟으면서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갈등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단된 사업도 있고 강행하면서 월평공원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은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와 이삭귀개와 땅귀개를 사라지게 했고, 도심에서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도 사라졌다.
▲ 이야기 중인 강승수 신부 |
ⓒ 이경호 |
첫 번째 거점은 작은 웅덩이 앞이었다. 이야기를 나눠 준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강승수 신부는 습지보호지역지정을 위해 13번의 거리미사와 줍깅을 진행하면서 이 자리에 초대받았지만 "그간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지켜온 과정이 제가 숟가락을 하나 얻는 것이 전부였다"며 이런 자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두 번째 거점은 미나리습지였다. 문광연 전 중일고등학교 교사가 월평공원의 생태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작은 습지와 갑천에는 미호종개, 힌목물떼새, 대모잠자리 등 30여 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월평공원에 900여 종의 생명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사는 "갑천은 대전시민의 축복"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지켜냈다"며 감사의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 거점에서는 조세종 (전)월평공원관통도로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장은 관통도로 건설 과정을 다시 한번 되짚으며 싸움의 경과를 나눴다. 관통도로 건설 중단을 위한 단식까지 감행하면서 진행한 절박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 조세종 전 위원장이 이야기 중인모습 |
ⓒ 이경호 |
대전시는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고시 이후 보호구역 이용을 위해 갑천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관리 조례 제정, 보전·관리계획 등을 세우게 된다. 습지보호구역 조례제정과 계획수립은 개발이 아니라 보호를 우선하며, 사람의 간섭으로부터의 독립적인 습지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발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보호 정책이 우선해야 함도 당연하다. 무언가를 넣는 곳이 아니라 현재의 자연성을 잘 보전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생명 위기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최후의 보루가 될 공간이 바로 이 습지보호지역이기 때문이다.
▲ 걷기 전에 찍은 단체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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