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감시 ‘전초기지’ 40여종 장비가 움직인다

박상은 2023. 6. 2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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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남도 장산곶에서 불과 15㎞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지난 20일 백령면 연화리 대기환경연구소에서 만난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백령도가 대기환경오염 관측에서도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은 2019년 '청천계획'을 체결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의 권역별 대기질 데이터는 여전히 비공개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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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대기환경연구소 가보니
24시간 1년 내내 측정, 세계서 유일
누적된 데이터, 대기 특성 해석 도와
지난 20일 인천 옹진군 백령면 대기환경연구소 옥상에 설치된 시료 채취 장비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기 위해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다.


북한 황해남도 장산곶에서 불과 15㎞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 군사적 요충지인 이곳에 국내 1호 대기환경연구소를 만들었다. 지난 20일 백령면 연화리 대기환경연구소에서 만난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백령도가 대기환경오염 관측에서도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백령도는 중국 산둥반도 칭다오와 서울, 두 지역의 딱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국에서 오염물질이 넘어올 때 가장 먼저 거쳐 가는 지점이죠.”

연구소 2층에 들어서자 40여종의 대기오염물질 측정 장비가 일정한 소음을 내며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옥상에 설치된 여러 개의 시료 채취 시설이 일정한 속도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연결된 관을 통해 2층 장비로 전달되는 구조다. 대기오염 측정은 태풍 같은 기상 변수나 장비 이상이 없다면 1년 내내 24시간 진행된다. 이렇게 연중 내내 장비를 가동하는 기관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연구소에서는 초미세먼지(PM-2.5)·미세먼지(PM-10)의 농도는 물론 이온, 탄소, 납 등 초미세먼지의 구성성분까지 상세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었다. 백령도를 포함해 전국 11곳 대기환경연구소에서 측정된 대기오염 정보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 연구관은 “성분 자료를 1년 내내 모니터링한 것은 우리나라뿐”이라며 “누적된 데이터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은 국내외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과 계절풍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우주항공청(NASA)과 공동조사를 통해 2016년 5∼6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의 48%가 국외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에서 비롯됐다는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중국의 기여율이 34%였다. 한국과 중국은 2019년 ‘청천계획’을 체결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의 권역별 대기질 데이터는 여전히 비공개인 상황이다.

안 연구관은 “중국은 미세먼지 농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얘기하지만, 중국의 영향을 받는 국내에선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이) 현저히 줄어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백령도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26㎍/㎥에서 지난해 17㎍/㎥로 줄었지만 ‘뚜렷한 감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는 38㎍/㎥에서 21㎍/㎥로 줄어, 백령도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국내 오염물질 저감 노력의 필요성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수도권 무기 탄소(EC) 농도는 2013년 1.8㎍/㎥에서 2021년 0.7㎍/㎥로 60% 이상 감소했다. 안 연구관은 “디젤 매연이 줄었다는 굉장히 강력한 증거”라면서 “전기차로 전환하면 이 이상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령도=글·사진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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