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값 거품, 천천히 가라앉혀야… 특례보금자리론은 단기 대책"
20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시장 동향'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금리로 인해 주택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코로나19 당시 세계 경제의 전례없는 유동성 공급이 이뤄져 세계적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 또한 유동성이 크게 증가해 올해 3월 기준 통화(M2)는 3811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30%가 증가했다. 지난해 초부터 기준금리를 올린 미국은 통화량이 2% 줄었으나 한국은 반대로 4% 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통화 증가율이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지만 같은 해 11월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신청을 발표하며 채권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오자 통화공급이 일시적으로 많아졌다. 동시에 고금리로 찾아온 부동산시장 불안으로 주택 급매가 속출하면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승범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러한 유동성 공급이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의 급락을 막고 주택시장의 반등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여지며 코로나19 시기에 형성된 주택가격 거품 또한 지속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미국과 달리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유동성이 확대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고,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가계부채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높아진 유동성을 급격하게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의 PIR(Price Income Rate,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32.3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3위에 올랐다. PIR이 높은 도시가 속한 국가는 시리아, 중국, 스리랑카 등이며 서울의 수치는 뉴욕, 베를린, 토론토, 밀라노 등 세계적인 도시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상승 속도도 가팔랐다. 2015년 14.17에서 코로나19 이전 20.67를 기록한 뒤 엔데믹 이후에는 30선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주거실태조사를 행한 결과 수도권 주택 PIR은 10.1로 광역시(7.1)나 도지역(4.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48.5% 상승했으나 광역시 등은 29.0%, 도 지역은 16.6%만큼 각각 높아졌다. 소득별로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상위소득분위(9-10분위)가 47.9% 증가한 반면 하위소득분위(1-4분위)는 4.4% 늘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서울에선 소득보다 자산 가격 상승 폭이 컸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소득 증가 속도와 주택가격 증가 속도의 차이가 PIR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한국 수도권의 PIR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역·소득 간 양극화가
확대됐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올해 4월 시도별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4월 기준 2018년 대비 102%, 2022년 대비 90%로 고점 대비 평균 10%가량 하락했다. 인천(-16%) 경기(-15.6%) 서울(-14.1%) 대구(-13.1) 순으로 낙폭이 컸으며 제주(-3.5%) 강원(-4.4%) 경북(-5.6%) 등은 수도권에 비해 가격 하락률이 낮은 편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측면에선 코로나19 기간 동안 은행대출은 줄었지만 정책모기지가 190%(2021년 9조7000억원→2022년 7조8000억원) 증가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14조8000억원 늘며 직전 2년 간 연간 증가액의 2배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3년 정책모기지는 총 44조4000원이 공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 점검'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를 이용하는 이들 중 절반(49%)이 '신규주택 구입'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이 주택거래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주택가격은 보금자리론에 의해 지지되는 가격으로 주택에 대한 지속적인 금융정책이 제공되지 않으면 계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을 통해 단기적으로 행한 주택가격 부양이 역전세 등 주택시장의 현안문제를 해소할 수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올라 거래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역전세나 전세사기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택가격의 지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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