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어 냉동고로… 집에서 초간단 슬러시 만드는 법 [주방 속 과학]

이슬비 기자 2023. 6.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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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로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뜨거운 날이다.

속까지 시원해지는 슬러시를 간단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음료를 흔들어 냉동고에 넣기만 하면 된다.

최정훈 교수는 "과냉각됐을 땐 숟가락으로 치거나 흔드는 등 작은 충격에도 액체 분자 배열이 순식간에 결정 입자로 바뀐다"며 "다만 음료수 속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있어 특정 결정 조건이 맞는 일부만 먼저 결정화되면서 슬러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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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냉각 원리로 음료수를 3시간 만에 슬러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외로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뜨거운 날이다. 속까지 시원해지는 슬러시를 간단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음료를 흔들어 냉동고에 넣기만 하면 된다.

◇방금 산 콜라 흔들어 3시간 냉동고에 넣어두면 돼
한 번도 따지 않은 밀폐된 음료를 흔들어 냉동고에 넣어준다. 제품마다 슬러시가 잘 만들어지는 온도가 따로 있는데 탄산이 들어있는 음료라면 보통 영하 15도에서 3시간, 영하 18도에서 2시간 45분, 영하 24도에서 2시간 냉동하면 된다. 알코올이 들었다면 30분 정도 더 냉동고에 둔다. 과냉각고(슬러시 제작 전용 냉장고) 판매 업체 아토즈글로벌 관계자는 "일반 가정 냉동고에서도 슬러시를 만들 수 있지만, 일정한 온도에 따른 일정한 시간을 지켜줘야 한다"며 "너무 빨리 꺼내면 슬러시가 아닌 액체 상태가 유지되고, 너무 오래 넣어두면 꽝꽝 얼어버리는 결빙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3시간이 지나 음료를 꺼냈다면 흔들거나, 조심히 컵에 따른 후 식기류로 충격을 가해보자. 바로 액체에서 슬러시로 변하는 마법 같은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전 센터장 최정훈 교수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면, 냉각 중엔 절대로 움직이거나 충격을 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고체로 변하는 시기 놓친 과냉각 액체, 외부 충격 주면 슬러시로 변해
믿기 어려운 이 현상은 '과냉각(supercooling)'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과냉각이란 액체가 얼어야 하는 응고점 이하에서도 액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물질은 온도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 변하는 상태변화를 한다. 원래라면 액체를 온도가 낮은 냉동고에 넣었을 때 분자 사이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결정을 만들어 꽝꽝 얼어야 한다. 그러나 갑자기 온도가 낮아졌거나 결정을 형성할 핵이 충분히 없어 분자가 온도 변화에 맞춰 활동할 시기를 놓쳤다면 상태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 과냉각된다. 액체였으니, 그대로 액체로 유지되는 것이다. 다만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다. 최정훈 교수는 "과냉각됐을 땐 숟가락으로 치거나 흔드는 등 작은 충격에도 액체 분자 배열이 순식간에 결정 입자로 바뀐다"며 "다만 음료수 속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있어 특정 결정 조건이 맞는 일부만 먼저 결정화되면서 슬러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산 많이 들어 있는 음료일수록 과냉각 잘 돼
과냉각 현상은 음료를 가리지 않는다. 탄산이 없는 물부터 알코올이 들어있는 술까지 모든 액체가 슬러시로 변할 수 있다. 다만, 탄산과 당분이 많을수록 과냉각이 더 잘 된다. 대구교대 과학교육과 신민현 교수는 "온도 말고도 물질의 상태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하나 더 있는데, 압력이다"며 "탄산음료를 밀봉한 채로 흔들면 병 속 내부 압력이 높아져서 원래 어는점보다 더 낮은 온도까지 액체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냉장고에서 꺼내 뚜껑을 열면 병 내부 압력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과냉각 상태가 돼 작은 자극을 주면 슬러시로 바뀐다"고 했다. 반대로 도수가 높은 음료는 원래 어는점이 낮아 과냉각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과냉각되려면 더 낮은 온도와 오랜 냉동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탄산음료를 막 부어 슬러시를 만들면 탄산이 빠져나가 맛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탄산을 보존하고 싶다면 과냉각된 액체를 조심히 잔에 따른 후 얼음 조각을 넣어보자. 탄산이 그대로 살아있는 슬러시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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