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아파트가 3억대…'오세훈표 반값 아파트' 보니

문희철 2023. 6. 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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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3억원대 토지임대부 주택인 고덕강일3단지 투시도. [사진 서울시]

분양가 3억원대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고덕강일3단지가 다시 한번 사전 청약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서울시가 처음 선보인 토지임대부 (공공) 분양주택이다. 땅값이 포함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지난 3월 1차 청약 때처럼 흥행할지 주목되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의 투자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덕강일3 이달 중 590세대 사전청약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달 중 고덕강일3단지 전용 49㎡, 590세대의 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청약은 공정률이 90%로 올라가는 2026년이다. 입주는 2027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고덕강일3단지 외관은 일반 창호가 아닌 시스템 창호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진 서울시]

이 아파트가 주목받는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공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한 공공분양 아파트라서다. 오 시장이 지난해 6월 당선된 이후 처음 선보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기도 하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과 수분양자가 각각 토지-건물을 나눠 갖는다. 주택 구매 초기자금이 부족한 무주택 시민 입장에선 건물값만 내면 돼 부담을 확 덜 수 있다.
고덕강일3단지 외벽에 적용할 에정인 롱브릭 벽돌. [사진 서울시]
고덕강일3단지가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가격뿐 아니다. 품질이 고급아파트 못지않다. 우선 마감의 경우 수성 페인트 대신 롱 브릭 벽돌을 적용한다. 얇고 긴 모양의 타일 형태 벽돌로 유해성분검출 우려가 없는 친환경 자재다. 개방형 발코니와 옥상 정원도 들어선다. 피트니스 센터·카페·도서관 등은 단지 기준으로 지하에 배치될 예정이지만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도록 지을 계획이다.
포셀린 타일과 아트월을 적용한 고덕강일3단지 실내. [사진 서울시]

포셀린 타일·엔지니어드 스톤 적용


실내도 고품질 자재를 쓴다. 표면에 유약 처리를 하지 않은 포셀린 타일이 대표적이다. 이 타일은 내구성·마모성이 우수해 색상·질감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아트 월(art wall)에 쓰이는 자재다. 주방벽·주방가구 상판은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마감한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천연석의 장점을 유지하고 단점을 보완한 석영석이다. 천연 대리석 느낌을 준다. 쉽게 더럽혀지거나 긁히지 않는다.
주방가구 상판은 도기질 타일이 아니라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마감한다. [사진 서울시]

정희석 SH공사 건설사업부장은 “설계한 자재가 실제 시공 때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시공사 선정 과정부터 신경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미래 투자가치


하지만 관건은 투자가치다. 토지를 빌려 쓰는 대신 매달 월세처럼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토지 소유권을 소유하지 못한 이상 대출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결정적으로 향후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주민은 권리가 없을 수도 있다. 이게 약점으로 꼽힌다. 또 매도 시점에 토지를 빼고 건물값만 책정할 경우 시세차익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건물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 가치가 떨어지고 토지 가치는 상승한다”며 “그런데 건물만 소유한 입주자가 추후 집을 매도할 때 본인 샀던 가격보다 저렴하게 팔아야 할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모호한 지위를 생각하면 청약은 모험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고덕강일3단지 조감도. [사진 서울시]

3월 1차 사전청약 땐 40대 1 기록


장단점이 엇갈리지만, 서울에서 3억원대 입주 가능한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에서 고덕강일3단지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3월 진행했던 고덕강일3단지 전용 59㎡ 사전청약은 총 500가구 모집에 2만 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0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주춤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높은 경쟁률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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