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날리면' MBC 신뢰도 급등, 손석희 빠진 JTBC 내리막길

신상호 2023. 5.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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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미디어신뢰도 조사... MBC·JTBC의 엇갈린 성적표

[신상호, 박종현 기자]

ⓒ 박종현
 
MBC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보도를 계기로 시청자들이 평가하는 방송사 및 뉴스 신뢰도 평가에서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8년 이후 신뢰도 1위를 지켜왔던 JTBC는 조국 사태와 손석희 앵커 하차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KBS 미디어신뢰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방송사 신뢰도 추이를 분석했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지난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분기마다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에 대한 신뢰도(방송사 및 뉴스)를 조사해 공표하고 있다.

K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등에 의뢰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하는 신뢰도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KBS는 2018년 4분기에는 '방송사 신뢰도'만을 조사했지만, 2019년 1분기부터는 '뉴스 신뢰도'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방송사 신뢰도와 뉴스 신뢰도 추이를 살펴본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언론사는 JTBC와 MBC였다.

[JTBC] 2019년 2분기까지 압도적 1위, 손석희 하차 이후 내리막

2018년~2019년까지만 해도 JTBC에 대한 신뢰도는 압도적이었다. 첫 조사였던 지난 2018년 4분기 방송사 신뢰도 조사에서 JTBC는 37.7%를 기록했다. 2위인 KBS(19.8%)를 17.9%p 격차로 따돌리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1분기(방송사 신뢰도 33.4%, 뉴스 신뢰도 34.6%), 2019년 2분기(방송 신뢰도 32.1%, 뉴스 신뢰도 33.4%)에도 30%가 넘는 신뢰도를 기록해,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국들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그런데 2019년 하반기 조국 사태와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당시 총괄사장(현 JTBC 해외순회특파원)이 하차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9년 9월 28일 JTBC '뉴스룸'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서초동 집회현장을 생중계로 연결했을 때, 기자 뒤로 한 시민이 '돌아오라 손석희!'라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든 장면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물론 손석희 앵커 하차 시점인 2019년 4분기, JTBC는 방송사 신뢰도(21.4%)와 뉴스 신뢰도(22.0%) 모두 1위였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방송사나 뉴스 신뢰도가 10%p 이상 떨어진 수치였다. 

이후 손 앵커가 하차(2020년 1월부터 교체)한 뒤 처음 실시한 2020년 1분기 조사에서 JTBC 신뢰도는 2위(방송사 신뢰도 19.8%, 뉴스 신뢰도 20.0%)로 내려앉고, KBS가 1위(방송사 신뢰도 21.9%, 뉴스 신뢰도 20.8%)로 올라섰다. 

2023년 1분기 기준 JTBC의 신뢰도는 10% 안팎이다. 방송사 신뢰도는 10.1%, 뉴스 신뢰도는 9.0%로 손석희 앵커 시절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종편채널인 TV조선(방송 신뢰도 10.9%, 뉴스 신뢰도 11.1%)보다도 낮다. 
 
[MBC] 대통령 비속어 보도 이후 신뢰도 급등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건물.
ⓒ 권우성
 
JTBC가 내리막으로 접어드는 사이 MBC는 2019년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MBC는 2019년 3분기까지만 해도 방송사 및 뉴스 신뢰도 모두 10% 미만이었다. 2019년 3분기 기준 MBC 방송사 신뢰도는 9.3%, 뉴스 신뢰도는 7.6%에 불과했고 이전 조사에서도 신뢰도는 10%를 넘지 못했다. MBC 파업 사태를 불러온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고 최승호 사장이 취임했지만, 반등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그런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논란에 이어 서초동 집회가 이어진 2019년 4분기, MBC는 반등을 시작했다. 2019년 4분기 기준 MBC의 방송사 신뢰도는 17.8%, 뉴스 신뢰도는 14.8%를 기록했다.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MBC 신뢰도가 또다시 비약적으로 오른 시점은 2022년 4분기. MBC가 지난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를 쓴 정황을 취재 보도하자 윤 대통령이 '가짜뉴스'라고 각을 세우고, MBC 취재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던 시기였다.

2022년 4분기 기준 MBC의 방송사 신뢰도는 28.6%, 뉴스 신뢰도는 28.10%를 기록해 2022년 3분기 1위였던 KBS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직전 분기(방송 신뢰도 19.1%, 뉴스 신뢰도 20.0%)와 비교하면 8~10%p 급등한 수치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태를 계기로 감사원 감사,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경찰 수사 등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고 있지만 MBC는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게 된 셈이다. 

KBS 미디어신뢰도 조사에서 TV조선이 지난 2018년부터 10% 안팎의 신뢰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BS가 2020년 2분기와 3분기 신뢰도 5% 안팎(2분기-방송 4.8%, 뉴스 4.7%/3분기-방송 5.8%, 뉴스 5.2%)으로 고전하고 있을 때도 TV조선은 10%대 신뢰도(2분기 방송 및 뉴스 각 11.0%/3분기 방송 10.4%, 뉴스 11.0%)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조사에서도 TV조선은 방송 신뢰도 10.9%, 뉴스 신뢰도 11.1%를 기록했다. 방송 신뢰도의 경우 YTN(9.1%)과 SBS(8.1%)보다 높았고, 뉴스 신뢰도도 SBS(6.7%)보다 높게 나타났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MBC는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보도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고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바이든'이라고 들었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JTBC의 경우 방송사에 대한 신뢰가 감소한 부분도 있지만, 손석희 공백에 대한 대중적 아쉬움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TV조선은 확실한 고정 시청자가 있어서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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