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구 정자동 178-4…9개월간 54개국 4000명 방문, 핫플 된 '이곳'

민단비 2023. 5. 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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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구축...전층 이동 가능
클라우드 기반 ‘아크’로 건물 내 모든 로봇 제어
임직원들은 ‘네이버웍스’로 건물 인프라 원격 조정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신사옥 ‘1784’. ⓒ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명 ‘1784’.


건물의 주소지(정자동 178-4번지)이면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1784년을 뜻하는 네이버 제2사옥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임직원들이 입주를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글로벌 큰손’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54개국에서 4000명 이상이 1784를 찾았다. 전날인 23일에는 WTO 사무총장 발길까지 이어졌다.


통상 건물은 외관 디자인이 독특할 때 큰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1784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거리가 멀다. 외벽 전체가 초록색 통유리인 구사옥 ‘그린팩토리’와 색깔만 다를 뿐 외형이 거의 비슷하다. 전 세계적인 관심의 비결은 ‘기술’이다. 1784에는 네이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첨단 기술이 녹아있다.

네이버 첨단기술 총망라한 ‘1784’

네이버 직원이 로봇 ‘루키’를 해 우편물을 수령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는 ‘테크 컨버전스(기술 융합) 빌딩’을 표방하는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로봇이 건물 내부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로봇부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클라우드까지 네이버가 그동안 연구하고 축적한 선행 기술이 모두 담겼다. 네이버의 기술력을 뽐내는 건물이자 새로운 혁신을 일궈낼 수 있는 거대한 기술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1784의 건물명은 ‘실험과 도전의 가치’라는 특성을 잘 드러내기 위해 건축 초기 정자동 178-4 번지라는 주소에서 착안했던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따왔다. 역사적으로 1784년은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한 만큼 ‘혁신이 현실화된 공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1784가 구현한 ‘공간의 혁신’은 로봇부터 시작된다. 1784에는 임직원들에게 배달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여 대의 로봇 ‘루키’가 건물 곳곳을 누빈다. 루키는 클라우드·5G·디지털트윈 기반의 브레인리스(뇌 없는) 로봇으로,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어라운드’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1784가 로봇 친화형 빌딩인 만큼 건물 내부 곳곳에도 로봇에 특화된 인프라들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 AI·Robot·Cloud)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 ▲클라우드와 로봇 사이의 통신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 아크와 로봇들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5G 특화망 ‘이음5G’가 대표적이다.


로봇 ‘루키’가 커피를 배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아크는 1784 내 모든 로봇들의 ‘두뇌’로, 수많은 로봇들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또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어 모든 로봇들을 동시에 똑똑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컴퓨팅 파워를 클라우드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상용화한 시스템이기도 하다.


로보포트는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다. 네이버는 사람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하는 로봇 자율주행 알고리즘 외에 인프라 자체의 혁신도 함께 선보이기 위해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로봇들의 수직 이동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임직원들은 업무 협업툴 ’네이버웍스‘를 통해 건물 내 다양한 인프라를 제어할 수 있다. 회의 예약 시 ’스마트제어‘ 기능을 통해 회의실의 온도, 조명, 환기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다. 또 AI 챗봇 ’웍스 비서봇‘을 활용해 사내카페 및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 및 주문하거나 사옥 내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로봇을 통해 우편물을 수령하고 커피 등 식음료를 배달받을 수 있다.


1784 내 네이버 부속의원에서도 네이버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환자에 대한 병력 청취를 온라인으로 수행하면 AI 기술인 ’클로바 헬스케어‘로 그에 따른 진찰 사항을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하고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해 병원 내방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또 클로바 OCR과 AI 서머리(Summary) 기술을 통해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적절한 검진 추천도 해준다.

1784 앞세워 기술 수출 잰걸음

로봇 ‘루키’가 네이버가 개발한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에 탑승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첨단 기술의 집합체 1784를 향한 전 세계적인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기술 수출의 첫 단추를 꿰는 실질적인 성과로도 나타났다.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은 1784에 직접 방문해 네이버의 기술력을 직접 경험한 이후 네이버와 디지털 전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국가정보센터, 국가데이터관리단 소속 방문단이 1784를 찾았다. 지난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의 부차관과 KAUST(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인 과학기술대학) 부총장 역시 비공개 일정으로 네이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에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이 방한 일정 가운데 1784를 방문했다. WTO 사무총장이 한국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응고지 사무총장 일행은 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한 후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무역 촉진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네이버에 전달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는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힘쓰며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네이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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