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들, 간판 끄고 전자주보 사용 ‘탄소중립’ 실천

장창일,손동준 2023. 5.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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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지나자 높은 이율에 두 번째 전기·가스요금 인상까지."

연초 한 차례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지난 16일 재차 오르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고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했다.

노숙인을 위한 급식을 하는 교회들은 가스비 인상으로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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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료 급등에 ‘고지서 폭탄’ 예상
이달 중순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작은 교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택밀집지역 우편함에 꽂혀 있는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고지서. 뉴시스


“코로나19가 지나자 높은 이율에 두 번째 전기·가스요금 인상까지….”

잇따르는 물가 및 공과금 인상 소식에 교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 한 차례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지난 16일 재차 오르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고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했다. 전기·가스요금이 나란히 지금보다 5.3%나 껑충 뛴 셈이다. 매달 30만원의 관리비를 내던 상가교회가 1만59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연이은 고정비 상승은 규모가 작은 교회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기도 용인의 A교회 목사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선 지난 17일 올 들어 처음 에어컨을 켰는데 솔직히 손가락이 떨렸었다”면서 “우리 같은 상가교회는 임대를 위한 부채가 있어 매달 이자 부담에 연료비까지 오르면 고정비가 늘어 부담이 무척 크다”고 털어놨다. 132㎡(약 40평) 규모의 상가를 임대하고 있는 교회는 매달 관리비로 50만원가량을 내왔지만 이 또한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는 “교회연합단체나 대형교회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청소년들의 사랑방인 경기도 의정부 하늘샘교회(전웅제 목사)는 평일 오후 2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피시방과 보드게임, 코인노래방 시설을 갖춘 지하 카페 공간을 청소년에게 개방하고 있다.

평소에도 전기 사용량이 많은 상황에서 최근 연료비 인상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제습기와 에어컨 가동을 중단하기도 어렵다. 전웅제 목사는 “아이들 간식을 줄이거나 문 여는 날을 단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재정 압박이 사역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지금처럼 아이들을 환대하는 사역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노숙인을 위한 급식을 하는 교회들은 가스비 인상으로 허덕이고 있다. 서울역에서 무료급식 사역을 하는 사단법인 나누미(원장 김해연)는 가스요금 인상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밥차에서 사용하는 20㎏짜리 LPG 가스통 비용이 두 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해연 원장은 “연료비만 오르고 있을 뿐 후원은 그대로라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다. 어떻게 다 감당할지 눈앞이 깜깜하다”고 전했다.

교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극복하고 기후환경 보전에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기후환경위원회(위원장 김주헌 목사)는 ‘탄소중립 나부터 실천’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교총은 오후 10시 이후 교회 간판 조명 끄기, 전자주보 사용하기, 주일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의 실천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 한교총은 35개 회원교단에 다음 달 4일부터 10일까지 기후환경주간을 지키자고 요청했다.

장창일 손동준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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