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향수

정윤지 2023. 5. 19. 0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화하지 않아도 찬란하게 빛나는 보통날의 일상, 보통날의 향수.
「 AM 11:30 」
Having Late Breakfast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어느 주말 오전, 여유롭게 차려낸 나만의 아침 식사 테이블 풍경 안에 놓인 시트러스 계열 향수들. 활력과 생기를 부여하고,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해줄!

(왼쪽부터) 만다린과 앰버, 패션 푸르트가 조화를 이루며 감미로운 낙원을 연상시키는 오 드 만다린 암브레 오드코롱, 100ml 17만4천원, Hermès. 레몬과 만다린, 베르가못 등 최상급 품질의 시트러스 노트가 블렌딩돼 찬란한 햇살을 연상시킨다. 오 뒤 주르 오드퍼퓸, 85ml 41만2천원, Veronique Gabai by Liquides Perfume Bar. 네롤리꽃 향을 베이스로 피렌체 지방의 리모네 체드라토 과실 향을 블렌딩해 구찌의 1세기를 기념하는 향을 창조해 냈다. 알케미스트 가든 1921 오 드 퍼퓸, 100ml 46만5천원, Gucci Beauty. 1533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리나 공주와 프랑스 앙리 2세와의 결혼을 축복하며 ㄹㄹㄹㄹ탄생한 시트러스 부케 향의 아쿠아 델라 레지나, 100ml 19만5천원대, Santa Maria Novella. 지중해의 푸른 기운을 받고 자란 베르가못의 청량한 향에 라임, 카다멈의 쌉싸래한 향을 더해 신선한 청귤을 연상시키는 퍼퓸 밤 버가샌달, 4만6천5백원, Tamburins. 오렌지와 미모사 노트가 추운 겨울날에 쬐는 따뜻한 햇살처럼 행복함을 선사한다. 썬, 30ml 5만5천원, Lush. 탬버린즈와 러쉬 제품이 놓인 접시는 Yesceramic.
「 」
「 PM 1:00 」
Hand-washing My Undies

따스한 햇살에 괜스레 손빨래가 하고 싶어지는 오후. 내 맘에 쏙 드는 향의 중성세제를 물에 풀어 부드럽고 섬세하게 속옷 빨래를 즐기는 순간, 어디선가 풍겨온 파우더리한 살 내음.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70년대 파리를 풍미한 아이콘을 모티프로 한 우아한 향수. 부드러운 오리스와 로즈 노트가 녹아들며 기억 속에서 점점 흐려지는 이미지 같은 파우더리 플로럴 향을 자아낸다. 라뽀뉴, 200ml 55만원, Celine. 머스크와 화이트 플로럴 부케 향이 어우러져 궁극의 순수함을 표현한다. 퓨어 머스크 포 허 오드퍼퓸, 100ml 18만9천원, Narciso Rodriguez. 지혜와 영혼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는 다도에서 영감을 얻은 향으로, 부드러운 베티버와 입체적 질감의 시더우드, 크리미한 무화과가 어우러져 은은한 살결과 고귀한 고요, 나의 집, 반가운 고독 등을 상기시킨다. 떼 마차 26, 100ml 36만7천원, Le Labo. 비누를 연상시키는 바이올렛과 뮤게꽃 향에 스웨이드 노트를 블렌딩했다. 일본어로 ‘비밀’이라는 뜻처럼 은밀한 이미지의 히미츠 오드퍼퓸, 75ml 29만7천원, Régime des Fleurs by Liquides Perfume Bar. 바이올렛의 섬세한 숨결로 시작해 아이리스와 머스크의 정교한 노트가 머스크와 어우러지며 중독성 있는 살 내음을 표현한다. 아이리스 포르셀라나, 100ml 43만원, Ex Nihilo.
「 PM 3:00 」
Daydreaming

약속이 취소된 오후, 갑자기 생긴 여유에 묘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길게 누운 햇살 아래 해바라기를 하며 멍때리다 창문을 열어젖히니 바람결에 은은한 꽃향기가 실려오던 찰나.

(왼쪽부터) 싱그럽게 피어나는 화이트 시프레 꽃잎과 크리미한 재스민이 만나 꿈을 좇는 당당한 여성들에게 헌사하는 플로럴 노트를 탄생시켰다. 이돌 르 퍼퓸, 100ml 21만8천원대, Lancôme. 이집트에서 수확된 재스민을 원료로 해 질 녘 풍경을 연상시키는 매혹적이고도 풍부한 향을 만들어냈다. 노마드 자스민 나츄렐 오 드 퍼퓸, 75ml 19만9천원, Chloé. 에메랄드빛 이파리 사이로 반짝이는 깨끗한 목련 꽃잎을 연상시키는 스타 매그놀리아 코롱, 100ml 22만5천원, Jo Malone London. 히비스커스, 튜베로즈, 바이올렛, 프란지파니 등 이국적인 꽃 향이 매력적인 로 레베 델리야 오 드 뜨왈렛뜨, 100ml 20만원, Sisley. 개츠비의 화려한 가든파티를 모티프로 한 향으로, 부드럽고 묵직하게 발산하는 바이올렛 향이 후각을 사로잡는다. 오 트리쁠 페루 헬리오트로프, 75ml 23만원, Officine Universelle Buly.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했던, 교외에서 보내는 주말을 연상시키는 플로럴 노트. 시트러스, 허니서클, 히아신스의 조화가 맑고 투명한 프레시함을 선사하는 크리스탈 오 드 빠르펭, 100ml 25만5천원, Chanel. 화보 속에 등장한 글라스웨어는 모두 Bigsleep.
「 PM 4:30 」
Repotting

문득 시야에 들어온 화분. 더 이상 ‘식물 살인자’가 되지 않기 위해 분갈이를 하며 남은 오후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사위를 채우는 젖은 흙과 이끼, 나무 향과 함께.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가이악우드의 강렬한 향에 이어 바닐라의 달콤한 향기가 느껴진다. 금속성의 느낌을 전하는 이소 이 슈퍼 노트가 날카로운 에지를 더하는 비터 비테 오드 퍼퓸, 50ml 15만6천원, Entre D’Eux. 베티버와 페퍼, 베르가못 노트 등이 따뜻하고 관능적인 대지와 식물이 우거진 숲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에르메스의 대표 향수. 떼르 데르메스 오 엥땅스 베티베르, 100ml 18만7천원, Hermès. 로빈후드의 배경이 된 영국 노팅엄의 셔우드 숲에서 영감받은 우디 향수. 당근 씨앗과 블랙커런트, 샌들우드, 오크우드 등의 노트가 세련되고 따스함을 전하는 셔우드 오 드 퍼퓸, 75ml 35만원, Memo Paris. 달콤쌉싸래한 마조람과 스파이시한 카다멈, 흙내음과 수지 향, 초록 풀내음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는 아르타방, 100ml 48만원, Astier de Villatte. 스모키한 우드 노트를 시작으로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스파이시함과 짙은 흙내음이 히노키 숲을 연상시키는 휠 오 드 퍼퓸, 50ml 15만5천원, Ae¯sop.
「 PM 6:00 」
Grocery Shopping

공연히 텅 빈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시간. 식도락의 즐거움을 한껏 배가해 줄 구르망 계열의 향수를 보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고민을 한다.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왼쪽부터) 풍성한 과즙 향을 지닌 전설적인 사과 보틀 향수의 귀환. 한 입 베어 물고 싶을 만큼 달콤한 르 퍼퓸 오드 퍼퓸, 100ml 19만6천원, Lolita Lempicka. ‘꽃 우유’라는 뜻의 향수 이름부터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망고와 코코넛 밀크 향에 섬세한 오스만투스 꽃향기가 더해진 플레르 드 레 오 드 퍼퓸, 50ml 16만원, Miu Miu. 뉴욕의 포시즌스 호텔 바에서 본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 태국에서 본 라임 뿌린 망고 슬라이스 등의 이미지가 한데 섞여 탄생한 향. 망고 타이 라임, 100ml 25만9천원, Jo Loves. 피스타치오 디저트 맛을 떠오르게 하는 향수. 피스타치오의 고소함, 카다멈의 스파이시함, 바닐라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피스타치오 오 드 퍼퓸, 50ml 22만9천원, D. S. & Durga. 부드럽고 감각적인 앰버 향과 따스한 바닐라가 섞여 우아하면서 현대적인 달콤함을 선사한다. 앰버 바닐라 오 구어망드, 50ml 9만8천원대, Laura Mercier.
「 PM 9:30 」
Reading Books

어지럽고 좁지만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나만의 안식처, 내 방. 스마트폰은 멀리 던져두고 오래된 종이와 책, 연필 등에서 영감을 얻은 향을 맡으며 책을 읽는 여유를 누려본다.

(위부터) 브랜드 창립자가 좋아했던 감초 향과 목제 책장에 꽂혀 있는 종이책에서 느껴지는 향, 학교 교과서와 도서관의 나무 향 등 사라지지 않는 어릴 적 추억을 담아 만든 파피에 카르본, 100ml 39만원, Ormaie. 세련된 아이리스와 강렬한 커피 노트를 더해 파리 좌안 생제르맹데프레에 있는 전설의 문학 카페를 떠올리게 하는 향. 뚜껑의 장식 플레이트부터 실크 코드, 인그레이빙 등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라르 & 라 마티에르 컬렉션 이리스 토르피, 100ml 49만원, Guerlain. 흰 종이 한 장, 그 위로 번져가는 잉크의 향기를 화이트 머스크와 스팀 라이스, 미모사 노트로 구현해 냈다. 예술과 창작의 시작이 되는 흰 종이를 향한 예찬을 담은 로 파피에 오 드 뚜왈렛, 100ml 23만3천원, Diptyque.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