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 90% 차지…바닷길이 미래 가른다 [해운업 미래①]

장정욱 2023. 5.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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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특수 누렸던 해운업
엔데믹 시대 시장 불확실성 커져
수출입 물류 99% 책임지는 해운
해진공, 위기대응 펀드 조성해 대응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해운 시장은 탄소배출규제와 운하 요율 인상 등 다양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이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누군가에겐 기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위기가 될 수 있다.


해운업은 철강과 물류, 조선, 전자, 항만 등 전방 산업은 물론 해상보험과 선박금융, 해사중재 등 고부가가치의 후방 산업까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만큼 산업 파급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세계 해운업은 2021년까지 컨테이너와 가스, 철광석, 곡물 등 벌크 화물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높은 해운 운임을 바탕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등)’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하고, 물동량 감소로 해운 운임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탱커선(유조선) 원유 물동량은 석유 생산량 감소, 코로나19 운송 연료 수요 감소, 중국 수요 둔화 등으로 2019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경기 위축, 물류 정체 해소에 따른 공급 증가 등이 있다. 이런 요인들은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각국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수요 부진 전망도 계속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대외무역 의존도는 58.83%에 달한다. 수출입 화물 99.7%는 선박을 통해 이뤄진다. 수출액은 273억 달러로 반도체(992억 달러), 자동차(374억 달러)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이처럼 해운은 우리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 산업 가운데 하나다.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 이후 해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바탕으로 한국 해운업은 2010년 세계 상선대 보유 순위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 해운업계 실적 저하로 선대 투자가 줄고 2017년 한진해운 파산까지 겹치며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경기 반등에 힘입어 국내 물동량을 회복했고, 결국 독일을 추월해 6위로 뛴 상태다.


우리나라 해운 수지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흑자를 기록하다 한진해운 구조정 여파로 2016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50억 달러 적자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선 물동량 변동 추이 그래프.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진공, 불확실한 시장 대비 다양한 지원책 준비

해운산업이 격동의 시기로 접어들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023년 컨테이너 해운시장 이슈와 전망’을 통해 선사들의 투자와 적극적인 산업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운임 가운데 경영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 탈탄소화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이어 2021년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 전략’을 선포하며 고효율 신규 선박 확보, 안정적 화물 확보, 경영 안전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이하 해진공)는 정부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실현과 국내 해운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KOBC 2030 비전’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미래 해양 금융 견인 ▲해양산업 혁신생태계 강화 ▲해운 정보 ThinkTank(지식 집단)로 발전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영 실천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한국형 선주 사업과 컨테이너 선사 선박금융과 박스 임대(리스)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항만·물류 인프라 지원도 늘린다. 한국형 선주(Tonnage Provider, 대선업)는 운송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선박을 소유만 하고 용선하는 회사를 말한다. 우리나라 경우 대부분 선주사와 운항사를 겸하고 있어 찾아보기 힘든 사업 형태다.


해진공은 선박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해운 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한국형 선주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선박 50척을 확보 또는 임대한다는 목표다.


선박금융 사업으로는 국적선사가 ‘카타르에너지공사’와 장기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조 금융을 제공한다. 민간 금융 참여가 낮은 국적 중소선사에 금리 할인, 선박금융 교육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해운산업 위기대응 펀드 조성도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세계 해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적선사 구조조정과 친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펀드다.


이 밖에도 우수선화주기업 인증제도나 국가필수선박제도, 해운금융·항만물류 전문인력양성 등을 통해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은 “코로나19 특수사 끝나고 글로벌 긴축 기조 등으로 선사 유동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해진공은 국적 원양선사 구조조정 성과로 마련한 재원을 활용해 저시황기 해운산업 위기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성한 기금을 통해 국적선사 재무구조 강화, 친환경 탈탄소 전환을 위한 ESG 관련 투자지원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운업 미래②] 해진공, 선박 중심 금융지원, 항만물류·신산업으로 확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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