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걷던 길, 모델 무대로…경복궁 물들인 구찌 [포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국보 제223호 경복궁의 근정전과 회랑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런웨이 무대가 됐다.
구찌는 16일 오후 8시부터 약 30분간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찌 CEO “경복궁서 컬렉션 선보여 영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국보 제223호 경복궁의 근정전과 회랑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런웨이 무대가 됐다.
구찌는 16일 오후 8시부터 약 30분간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패션쇼에는 수 백 명의 패션계 및 연예계 유명 인사가 모였으며, 롯데·현대백화점 그룹 등 주요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복궁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법궁(法宮·임금이 사는 궁궐)이자 조선시대 4대궁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근정전은 조선시대 왕실이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다. 이탈리아 외국 브랜드인 구찌가 한국 역사와 만나 쇼를 여는 상징적인 의미와도 맞아떨어진다.
구찌는 그동안 미국 뉴욕 디아미술재단,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클로이스터, 이탈리아 피렌체 피티 궁전의 팔라틴 갤러리, 프랑스 아를 프롬나드 데 알리스캉, 이탈리아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 등에서 패션쇼를 진행했었다.
구찌가 아시아에서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 건축물인 경복궁에서 한국 문화와 이를 가꿔 온 한국인들과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며 “과거를 기념하고 미래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패션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들이 울려 퍼졌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OST로 시작해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게임’ 배경음악으로 끝을 맺었다. ‘기생충’의 음악을 작곡한 정재일 감독이 만든 강렬한 북소리도 관객들의 심장을 울렸다.
구찌는 이번 패션쇼에서 1990년대 후반의 구찌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2010년대의 컬러를 통해 선보였다. 대중적인 의상의 소재와 제작 기법을 스포츠웨어와 캐주얼웨어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이번 패션쇼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구찌 쇼에는 전통 한복 매듭을 차용한 커다란 리본이 달린 드레스와 슈트가 선보였다. 한복의 오방색을 차용한 것처럼 보이는 옷도 눈에 띄었다. 실크 블라우스와 부클레 소재의 스커트 정장 등 일반 의상과, 한강의 윈드 서퍼들이 입을 법한 스쿠버 다이빙용 슈트 등의 스포츠웨어가 번갈아가며 등장해 활기찬 현대 도시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날 쇼엔 미국 유명 배우 다코타 존슨, 시어셔 로넌,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를 비롯해 박찬욱 감독, 배우 이정재·김혜수, 구찌 앰배서더(홍보대사)인 배우 겸 가수 아이유, 배우 신민아, 아이돌 뉴진스의 하니 등 유명인들과 재계 관계자,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번 쇼가 열리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찌는 지난해 11월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 계획이었으나, 한 패션 잡지가 청와대에서 화보를 찍으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취소했다. 이후 다시 문화재청과 협의해 쇼를 그대로 열겠다고 재발표했으나 이태원에서 대규모 참사가 빚어지자 애도 차원으로 행사를 다시 취소했고, 이날에야 비로소 쇼를 열게 됐다.
이처럼 서울이 조명받는 데는 성장하는 한국의 명품 시장이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19조4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7위 수준이다.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의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모두 국내에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리병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 45년만에 주인에게
- 5월인데 강릉 ‘35도’…올여름도 차 보닛서 달걀 익는다
- [속보] 민주당, 국회 교육위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단독처리
- 초등생만 노린 ‘묻지마 폭행남’…“심신미약 상태였다”
- 여고생 필로폰 중독시켜 판매 동원…대구 마약상 기소
- 텔레그램서 만난 남녀 3명 승합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
- “피 흥건한데…경찰이 외면” 흉기난동 피해 가족 오열
- 옥상 애정행각 중 20살 여성 추락사…10대 남친 ‘집유’
- ‘국보’ 경복궁 근정전에서 구찌 패션쇼를?…기대와 우려 교차
- “새총 맛좀 봐라”…납치 당하는 여동생 구한 13세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