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일정 짜줘" 구글 바드와 챗GPT에게 각각 물어보니

정현진 2023. 5.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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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없는 관광지 만들어 대답하기도
여행경비는 챗GPT가 더 구체적 분석

전 세계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AI 챗봇 '바드'를 10일(현지시간) 전면 오픈, 오픈AI의 챗GPT와 본격적인 경쟁 모드에 돌입했다. 두 AI 모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이용자들이 어디로 쏠릴지 주목된다.

오픈AI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AI 챗봇의 검색 능력을 소개하면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여행을 떠나게 되면 가 볼 만한 곳, 식당, 숙소, 교통편 등 검색할 내용이 많은 만큼 AI 챗봇이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한글로 대화가 가능해진 두 AI 챗봇에 국내 대표적인 여행지 제주도를 30대 부부가 5일간 여행하겠다며 일정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봤다.

◆ 제주에 롯데월드가?…어떤 일정이 더 눈길 끌었나

프롬프트 : 30대 부부가 제주도에 5일간 여행을 갈 거야. 여행 계획을 짜줘.

구글 바드가 추천한 코스는 * 1일차 : 제주공항 도착 → 렌터카 수령 → 서귀포 숙소로 이동 → 서귀포서 저녁 식사

* 2일차 : 중문관광단지 → 에코랜드, 롯데월드, 용두암 등 방문→관광단지 내의 맛집서 점심 식사 → 서귀포 시내 탐방. 성당공원, 오라관광단지, 칠십리포구 등 방문 → 서귀포 로컬 맛집서 저녁 식사

* 3일차 : 제주도 동쪽 해안 드라이브→새별오름, 섭지코지, 정방폭포 등 명소 방문→ 해안가의 맛집서 해산물 요리로 점심 식사 → 제주 올레길 탐방(7, 8코스 중 선택)→한림읍 맛집서 저녁 식사

* 4일차 : 제주도 북쪽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 → 용눈이오름, 송악산, 함덕해변 등 명소 방문 → 해안가 맛집서 해산물 요리로 점심 식사 → 제주 4.3평화공원 방문해 유관순 열사 유적지, 4.3기념관 등 둘러보기 → 제주 시내 맛집서 저녁 식사

* 5일차 : 제주공항 → 렌터카 반납 → 귀가

챗GPT가 추천한 코스는 * 1일차 : 제주공항 도착 후 렌터카 대여 → 제주 도립 박물관 방문 → 제주시 중앙로 맛집서 저녁 식사

* 2일차 : 중문관광단지서 일출을 보고 천지연폭포, 주상절리대 등 방문 → 삼양검은모래해변 → 서귀포시 맛집서 흑돼지 고기로 저녁 식사

* 3일차 : 우도와 성산일출봉 방문 → 우도 해안가서 해녀마을 방문해 해산물 요리로 식사→ 서귀포 맛집서 해산물 요리로 저녁 식사

* 4일차 : 서귀포 자연휴양림서 아침산책 → 천지연폭포, 주상절리대 등 방문 → 협재해수욕장서 해변 수영과 서핑 체험 → 제주시 맛집서 한식 요리로 저녁식사

* 5일차 : 성읍사 방문 → 제주 마을서 특산품 쇼핑 → 제주공항 이동해 렌터카 반납 후 귀가

바드와 챗GPT가 제시한 여행 코스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곳곳에 오류가 있었다. 바드가 언급한 '롯데월드', '오라관광단지'는 현재 제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챗GPT가 5일 차 첫 일정으로 제시한 '국보급 사찰인 성읍사'도 제주에 없다. 성읍사라는 절이 실존하지 않는 사찰이라는 추가 문의에 챗GPT는 "오해를 하고 답변드렸다. 참고한 정보가 잘못됐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찰"이라고 대응했다.

여행 코스를 계획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동선도 불편한 부분들이 발견됐다. 바드가 제시한 2일 차 일정을 보면 중문관광단지에서 용두암을 방문했다가 다시 관광단지로 와서 식사하도록 돼 있다. 이를 보면 용두암이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있는 관광지인 듯 보이지만 두 곳의 거리는 자동차로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챗GPT는 2일 차와 4일 차에 천지연폭포와 주상절리대를 반복해서 제시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이 포함 여행 일정 짜달라 하니…체험 요소↑

두 AI 챗봇에 30대 부부가 아닌 아이 2명 있는 4인 가족이 제주도에 5일간 여행을 간다고 다시 한번 계획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구글 바드는 이전과 일정은 모두 동일하게 제시했지만, 일정 하단에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가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택하라 ▲아이에게 맞는 식사와 간식을 챙기라 등 조언을 제시했다.

반면 챗GPT는 여행 일정에 이중섭미술관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거나 서귀포 수산시장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구매하고, 성읍민속마을에서 전통문화 체험을 하는 등 직접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와 프로그램을 넣어 아이들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동굴 탐험, 물놀이, 봄꽃 구경도 있었다.

하지만 앞서 부부에게 제시한 일정과 마찬가지로 챗GPT가 내놓은 새로운 일정에는 잘못된 정보가 다수 있었다. '삼문석굴', '헤어시슬 해변'과 같이 제주에 존재하지 않는 지역들이 다수 포함됐다. 앞서 성읍사와 마찬가지로 각 관광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을 하자 "죄송하다"고 답했다.

◆ 숙소에 교통비까지 1인당 비용 50만원?

바드와 챗GPT에게 30대 부부의 여행과 관련해 각각 계획한 일정을 고려해 경비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바드는 5일 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50~60만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부적으로 숙소의 경우 에어비앤비는 1박당 5만~10만원, 호텔은 10만~20만원이며, 교통은 렌터카가 하루 10만~15만원, 시외버스는 편도 1만~2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음식은 식당에서 식사하면 한 끼에 10만~20만원,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 먹으면 한 끼에 5만~10만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관광지에 들어갈 비용은 하루에 5만~10만원으로 책정했다. 항공편은 포함하지 않아 별도로 10만~2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바드는 답했다.

바드가 언급한 대로 숙소 관련 비용으로만 최대 100만원을 써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50만~60만원이라는 비용 책정이 적절치 않다. 또 편의점에서 한 끼 식사에만 5만~10만원을 쓴다는 지점도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바드는 "제주도 여행을 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성수기에는 숙박비와 항공료가 비싸질 수 있고 개인의 소비 패턴에 따라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고 답했다.

챗GPT는 항공편을 포함해 1인당 50만원 이상 비용이 들 것으로 봤다. 항공편은 4만~5만원, 숙박비는 고급 호텔의 경우 1박당 15만원 이상, 빌라형 숙소는 5만~10만원으로 제시했다. 또 식비는 1인당 하루 3만~4만원 이상, 여행지 입장료는 1인당 1만원 이상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챗GPT는 "식사나 숙박 등에 따라 비용이 크게 상이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직접 예산을 세우라"고 설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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