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무좀… 습기 차는 신발 등 악화 요인 피해야” [헬스조선 명의]

강수연 기자 2023. 5.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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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무좀 명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무좀이 좋아하는 덥고 습한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무좀은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도 감염되기 쉬운 질환인 만큼 예방에 대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좀을 치료·예방하기 위해선 무좀의 원인, 예방법 등에 관해 잘 알아야 한다. 무좀 질환의 원인과 함께 올바른 치료 방법 등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에게 상세히 물었다.

-무좀 발생 원인은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한 감염 질환이다. 발 무좀은 피부사상균, 비피부사상균성 사상균, 효모가 피부의 각질층에 침투해 발생한다. 이를 모두 총칭해서 곰팡이균, 진균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피부 사상균에 의한 무좀, 백선증이 가장 흔하다. 이들은 눅눅한 환경에서 잘 발생한다. 통풍이 안 돼 습기가 많이 차는 신발을 오랫동안 신고 있는 습관은 무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이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사진=신지호 사진기자

-무좀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무좀은 주로 발에 많이 발생한다. 손과 손발톱에도 발생한다. 손발톱 무좀으로 불리는 조갑진균증 중에선 손발톱 끝에서 진균이 감염돼 생기는 원위 측위형 조갑진균증이 가장 흔하다. 그 외 몸, 사타구니, 두피에도 생길 수 있다. 두피의 무좀균은 다른 무좀균과 달리 피부염이 있는 애완동물을 통해 이차적으로 감염되기도 한다. 최근엔 마이크로스포럼 캐니스(microsporum canis)라 불리는 두피 백선균이 국내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이지현 교수가 손발톱 무좀의 감염경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사진기자
-무좀 질환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은
무좀 환자들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붉은 반점인 홍반도 나타난다. 경계가 뚜렷하고 피부 각질층이 들떠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도 함께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무좀의 종류는
무좀은 크게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지간형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으로 네 번째나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소수포형은 물집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무좀 현상이기 때문에 한포진 또는 습진과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각화형은 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을 보인다.

-무좀과 한포진, 습진을 구분하는 방법은
습진의 경우엔 보통은 손 쪽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발에 습진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 한포진의 경우 손가락 가장자리에 주로 생기고, 일반적인 무좀 감염에 의한 모양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간혹 무좀을 한포진이나 습진으로 오해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무좀 감염 때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처음엔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 세균이 더 많이 증식해 증상이 악화한다. 이 때문에 이들 질환을 잘 구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화형도 일반 발 각질이랑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좀이 있을 땐 가려움과 인설 증상이 같이 나타나므로 각질과 함께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에게 무좀 검사를 권하고 있다. 사실 외관으로 볼 땐 한포진, 습진과 무좀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워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따라서 무좀이 의심된다면 진균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대개 진균 검사는 15~30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KOH 도말검사(과산화칼륨액 도말 검사법)가 주로 사용된다. 환자에 따라 조직검사, 진균배양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무좀 치료 기간은
일반적인 발 무좀 치료 기간은 한 달에서 세 달 이내다. 무좀이 발뿐만 아니라 손발톱 무좀으로까지 이어졌다면 이 경우엔 1년 정도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손발톱이 새로 자랄 때까지의 시간을 고려한 치료 기간이다.

-무좀 치료 방법엔 어떤 방법이 있나
우선 크게 바르는 약과 복용하는 약 두 가지가 있다. 발 무좀의 경우는 바르는 약으로도 대부분 치료가 잘 된다. 치료가 안 되는 경우엔 먹는 약 복용을 권한다. 사실 치료 방법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먹는 약이다. 이땐 테르비나핀 등의 항진균제가 사용된다. 보통은 3개월 정도 복용한다.

-먹는 무좀약, 간에 해롭진 않나
무좀약 복용으로 간에 이상이 생겼던 케이스는 10% 미만으로 극히 드물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먹는 무좀약이 간수치나 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어 주기적으로 간 검사를 하면서 약을 먹도록 하고 있다. 무좀약을 권하기 전 환자가 간질환이 있는지, 다른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지 등도 물어보고 있다. 특히 무좀약 중 이트라코나졸 약제의 경우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할 때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빨라져 약효가 떨어지거나 약효가 오래 남거나 강하게 작용하는 등 약제 간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완치 가능한가
완치라는 개념보단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좀 질환 특성상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재감염될 수 있거나 잔존하던 것이 다시 재발하기 쉬워 실제 한 번 이상 무좀 치료를 받는 환자도 많다. 2년 반 사이에 최대 50%까지 재발이 나타났다는 한 연구도 있다. 재발 시기는 환자마다 다 다르다. 치료 이후 무좀균 재감염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 특히 통풍이 잘 안되는 신발을 오래 신거나, 무좀에 걸렸을 때 신던 양말 또는 신발을 다시 신거나, 젖은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와 같은 환경이 재발 요인이 된다.

-무좀 전염 예방법은
가정 등에서 공용신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염 위험이 높은 발매트나 카페트 사용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한, 무좀에 걸렸을 때 신었던 신발이나 양말은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일부 무좀균은 6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세탁해야 제거가 되는데, 현실적으로 신발은 고온에서 세탁하긴 어렵다. 양말의 경우 고온에서 삶은 다음 다시 신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

-무좀 잘 걸리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무좀이 잘 생긴다. 보통 70세가 넘어가면 50% 이상에서 손발톱 무좀이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 대사활동이 느려져 손발톱도 천천히 자란다. 이에 손발톱이 진균에 한 번 감염이 되면 오랫동안 손발에 남아 치료하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비만 환자도 무좀이 잘 발생한다. BMI가 높은 사람들은 통풍이 잘 안될 가능성이 크고, 땀을 많이 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밖에 당뇨, 혈관질환 환자는 무좀에 걸려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원활하지 않은 혈액순환으로 인해 무좀 증상이 호전되기 어려워 무좀 위험군에 속한다. 다한증 환자 역시 질병 특성상 땀을 많이 흘리므로 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발가락양말를 착용하거나 식초를 이용해 발을 씻는 민간요법, 무좀 퇴치에 도움 되나
일시적으로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발가락양말처럼 한 양말을 오래 신다 보면 무좀균을 유발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쉽다. 따라서 발가락양말이 무좀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 마늘이나 식초, 빙초산 등으로 무좀을 치료하는 경우도 일시적으론 무좀의 대표 증상인 가려움증 증상을 완화해 줄 순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오히려 피부를 손상하고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무좀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특히 강한 산성 성분인 빙초산 성분은 피부 손상을 일으키고 자극성 접촉 피부염, 화학적 화상 등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좀 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무좀 증상이 맞는지 헷갈린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진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길 권한다. 무좀이 확인됐다면 약을 규칙적으로 잘 바르거나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된 것처럼 보여도 남은 약을 모두 소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을 원활히 하고 꼼꼼히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사진=신지호 사진기자
이지현 교수는
카이스트 생명과학 학사, 가톨릭대 의학 학사, 피부과학 박사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의진균학회 젊은 의진균학자상 ▲대한광의학학회 학술대회 우수구연상 ▲대한피부과학회 오헌학술상 ▲제23차 대한의진균학회 학술대회 우수연제상 등을 수상했으며 대한의진균학회 총무간사, 대한피부과학회 학술위원 등의 학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는 진균이 잘 자라지 않는 환경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엔 진균 환자들에 대한 빅데이터도 함께 분석하며 무좀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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